16년 이어진 '김앤장의 독주'…율촌·세종 존재감도 커져[2025 대한민국 베스트로펌&로이어]

김영은 2025. 11. 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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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베스트로펌&로이어
한국사내변호사회와 함께 진행
16회째 이어진 역사
전문성 15개·서비스 7개 부문 평가
전문성 1위 김앤장·서비스 1위 율촌
베스트 로이어 45명 선정

[2025 대한민국 베스트로펌&로이어]


로펌은 위기와 변화를 먹고산다. 기술·규제·분쟁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시대, 로펌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는 로펌이 시장 수요자들로부터 직접 받는 평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10년 시작해 올해 16회째를 맞은 이 조사는 국내 언론사가 주관하는 로펌 평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한국사내변호사회와 함께 진행해 가장 많은 수요자에게 응답을 얻는 ‘최대 규모’ 평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사내변호사회 소속 사내변호사와 기업 법무 담당자 1038명이 응답했다. 11월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이뤄진 이번 조사를 통해 올해 로펌의 전문성과 서비스를 평가했다.

로펌의 가장 큰 무기인 ‘맨파워’를 측정하기 위해 각 분야별 최고의 변호사도 선정했다.

조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해는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메일 설문 방식을 도입했다. 

평가 항목도 추가됐다. 로펌 시장의 수요 변화를 반영해 전문성 평가에서 '암호화폐·핀테크' 항목을 추가해 총 15개 부문을 조사했다. 서비스 평가에서는 '재선임 여부' 항목을 추가했다. 

올해 베스트 로이어를 가장 많이 배출한 로펌은 법무법인 율촌(9명)과 법무법인 세종(9명)이었다.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 8명, 김앤장 법률사무소 7명, 법무법인 광장 4명, 법무법인 화우 3명, 법무법인 지평 2명 순이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피터앤김·평안에서도 각 1명씩 배출해 15개 부문에서 총 45명의 베스트 로이어가 선정됐다.  

로펌 15개 부문 전문성 평가


2025년 베스트 로펌 전문성 평가 결과를 요약하면 ‘김앤장의 굳건한 선두 수성’과 ‘율촌의 약진’이다. 

‘2025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전문성 평가는 로펌의 주요 업무 분야를 15개 분야(금융 일반, 암호화폐·핀테크, M&A·IPO, 조세·관세, 공정거래, 경영자문, 노동·인사, 국제분쟁·중재, 지식재산권·특허, 부동산·건설업, TMT(Technology, Media, Telecommunications), 민사·송무, 형사·수사기관 대응, 입법자문, 중대재해·산업안전 등)로 나눠 부문별 점수를 책정했다. 이를 종합해 전문성 부문 최종 순위를 매겼다. 

1강 체제 이어간 김앤장
8개 부문에서 1위


김앤장은 16년 연속 ‘국내 최고 로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경비즈니스가 2010년 베스트 로펌 조사를 시작한 이후 김앤장은 16년 연속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김앤장은 전문성 평가 항목 15개 중 금융 일반, M&A·IPO, 공정거래, 경영자문, 국제분쟁·중재, 민사·송무, 형사·수사기관 대응, 입법자문 등 8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거의 모든 항목에서 1위를 싹쓸이한 예년과는 약간 다르다. 규모나 매출 면에서는 여전히 자타공인 한국 최대 법률서비스 회사다. 김앤장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독주하고 있다. 매출 4000억원대인 2위권 그룹의 경쟁 구도는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앤장은 올해 M&A 법률 자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2조7800억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4700억원) 등 복잡한 사안이 얽힌 대형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법률 시장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됐다.

국내에서 항공운송사업을 분할해 매각한 첫 사례이자 상장사가 사업을 물적 분할해 계열사가 아닌 제3자에 합병으로 매각한 전례 없는 거래였다. 복잡한 규제 검토와 이해관계 조정이 요구된 만큼 향후 유사한 산업·자산 분리 매각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김앤장의 M&A팀, 항공팀, 경쟁심사팀, 분할팀 등 다양한 전문팀이 함께 거래구조를 설계하고 다수 해외로펌과 협업하며 유럽, 미국 등 경쟁 당국의 협의를 이끌었다. 

김앤장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굵직한 송무 사건에서도 승소하며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국내 최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대리해 1, 2, 3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냈고 시세조종 의혹을 받았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대리해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굵직한 거래와 주요 송무에서 모두 존재감을 입증한 김앤장이 ‘최대 로펌’의 위상을 이어가는 동안 중위권 그룹도 약진했다. 

 율촌, 정책 변화 뚜렷한 6개 부문 1위


올해 전문성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율촌은 15개 부문 평가 중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베스트로펌 평가에서 1위 김앤장과의 격차를 좁혔다.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2위 자리는 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19년까지는 광장과 태평양이 늘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였고 2020년부터는 율촌과 세종이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2위 쟁탈전을 펼쳤다. 

올해 율촌이 1위를 차지한 6개 부문(조세·관세, 노동·인사, 지식재산권·특허·상표, 부동산·건설, TMT, 중대재해·산업안전)은 새 정부 들어 급격한 정책 변화와 규제 강화로 기업의 수요가 급증한 분야였다.  

율촌이 정책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한 결과였다. 전통 조세 명가인 율촌은 상법 개정으로 기업지배구조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CGC센터(기업지배구조센터)와 경영권분쟁·기업승계자문센터를 신설했다. 노란봉투법 대응센터, 디지털자산센터 등을 신설하며 선제적인 규제 대응에 나섰다.

기업을 향한 대규모 해킹사태가 벌어지자 통합보안센터도 신설했다. 이 센터에는 국가정보원에서 과학기술과 사이버 안보 업무를 총괄했던 윤오준 전 3차장을 영입해 전문성을 높였다.

글로벌 수요가 커진 방위산업은 원래 있던 3개 팀을 엮어 총괄 센터인 ‘에어로디펜스(우주방산전략)센터’도 출범했다. 이 팀에는 청와대 출신인 최용선 전 방위사업청 담당관 등을 영입해 단순 법률 자문을 넘어 산업과 규제, 정부 관계까지 아우르는 실행 중심의 종합 서비스 체계를 갖췄다. 

율촌은 올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상속회복 청구 소송, 고려아연의 영풍 상대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허용 가처분 사건 소송,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등 굵직한 사건을 수행하며 송무 명가로도 자리 잡았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세종은 올해 3위에 올랐다. 부문별 평가에서는 올해 처음 신설된 ‘암호화폐·핀테크’ 분야에서 전문성 1위를 차지하며 신성장 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세종은 올해 전통적으로 강했던 M&A 자문뿐만 아니라 분쟁과 송무 역량도 강화했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 연합을 대리하고 있으며 한미약품 그룹의 주주 간 분쟁, 콜마 경영권 분쟁 등도 수행했다. 송무 사건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2500억원 규모의 위약금 청구 분쟁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대리해 1, 2, 3,심 모두 완승을 거뒀다. 

 M&A·송무 강자의 활약

4위는 태평양이, 5위는 광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톱3’에서는 밀렸지만 활약상만큼은 경쟁 로펌에 뒤처지지 않는다. 태평양은 한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국제중재 소송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13년간 정부를 대리해 국가적 손실을 막은 사건이었다. 

광장은 M&A 명가답게 시장을 선도하는 자문 사례를 남겼다. SK스페셜티 경영권 지분 매각(4조2000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인수(8700억원) 등을 자문했고 올해 IPO 최대어였던 LG CNS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도왔다. 

올해도 화우는 전통 강자인 송무 파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세종과 함께 아시아나항공-HDC현대산업개발 간 위약금 청구 분쟁에서 1심부터 대법원까지 전부 승소를 이끌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삼성물산 경영진을 변론해 19개 혐의 모두에 대해 1, 2, 3심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또 홍콩 항셍중국기업(HSCEI) 지수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투자자가 상품 판매자인 시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불완전판매 소송에서 피고 은행을 대리해 투자자 청구를 전부 기각시키는 판결을 이끌었다. 

한국 수출입은행의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 한화생명보험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등 굵직한 자문에서 활약했다. 

7위부터 9위까지 순위는 3년째 이변이 없었다. 지평(혁신로펌상), 대륙아주(혁신로펌상), 바른(파워하우스상)이 이름을 올리며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다.눈에 띄는 로펌은 10위를 차지한 법무법인 평안이다. 2014년 출발한 비교적 짧은 업력에도 급성장한 평안은 올해 넥스트프론티어상을 수상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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