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7단 DCT가 와 이리 부드럽노”..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터보

“가속할 때 7단 DCT변속이 엄청 부드럽네..평소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300만원 저렴한 2.0터보 가솔린도 훌륭한 선택이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2.0 전륜구동 모델을 시승하고 느낀 점이다. 수도권 폭설이 내린 직후라 조심운전을 했지만 이질감 없는 부드러운 7단 습식 DCT 변속감과 정숙성, 여기에 준수한 출력과 탄탄한 승차감에 사뭇 놀라기도 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올해 나온 신차 가운데 승차감, 정숙성, 주행 성능(출력과 연비) 세 가지로 평가했을 때 삼위일체에 가장 가까운 차다. 중국 지리차그룹과 공동 개발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지난 8월 먼저 나왔다.
현재 판매 비중은 하이브리드가 90%에 달한다. 10월말부터 2.0 가솔린 터보가 추가됐다. 특이한 것은 전륜구동 모델에는 연비 효율을 위해 7단DCT가 매칭되고 사륜구동은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차체 크기는 전장 4780mm, 전폭 1880mm, 전고 1680mm, 휠베이스 2820mm다. 중형 SUV 1위인 기아 쏘렌토와 비교해도 크기에서 밀리지 않는다. 쏘렌토와 비교하면 전장 35mm, 전폭 20mm, 전고 15mm가 작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거꾸로 5mm 길다.
2.0 터보 전륜구동은 3가지 트림으로 판매한다. 3495만원 테크노, 3860만원 아이코닉, 최상위 3995만원 풀옵션 에스프리 알핀이다. 하이브리드 동일 트림이랑 비교하면 평균 3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사륜구동은 에스프리 알핀(4345만원) 트림만 선택이 가능하다.

시승차는 20인치 투톤 알루미늄 전용 휠을 낀 아이코닉 트림에 보스 오디오 및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풀 옵션으로 4115만원이다. 디자인은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똑같다. 전체적으로 도심형 SUV 스타일이다.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가 굵은 직선 위주의 다부진 남성적이라면 그랑 콜레오스는 세련된 디테일이 돋보인다. 전면은 르노 특유의 로장주 엠블럼을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큼지막하게 박았다. 그러면서 그릴 전체를 엇비슷한 느낌의 패턴으로 마무리했다.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를 감싸며 날렵한 느낌을 준다. 모든 트림에 프로젝션 타입의 LED 헤드램프 및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했다. 세련된 도심형 얼굴은 보닛에서 큰 변화를 추구한다. 굵은 선과 면의 굴곡이 마치 거센 파도가 넘실거리는 듯한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측면은 도심형 SUV 정석답게 모던하고 심플하다. 짧은 전륜 오버행과 긴 직선을 간결하게 사용해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후면은 음양의 조화가 확실하다. 살짝 쿠페 스타일도 나면서 볼륨감이 더해진다. 리어램프는 3D 타입 풀 LED다. 램프 좌우를 평행선으로 길게 이어 강인한 조명이 들어온다.

실내는 호화롭다.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계기판부터 센터 디스플레이에 이어 조수석까지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차량 기능 조작 대부분은 센터 디스플레이가 담당한다. 공조 조작부는 아랫단에 8개의 물리버튼으로 따로 구성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에 방해되지 않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링크하면 나만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제스쳐 기능을 이용해 센터 모니터에 나오는 내비게이션 같은 화면을 좌우로 보낼 수도 있다. 르노가 그동안 뒤졌던 차량 IT분야에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대시보드와 가죽 시트는 촉감이 부드럽다. 단지 센터 콘솔 박스 크기가 작고 1열 컵홀더 사이즈 역시 1리터 페트병을 넣기에는 부족하다. 휠베이스가 쏘렌토보다 5mm긴 2820mm에 달하는 동급 최대 길이라 2열 공간은 넓고 편하다. 아예 3열 시트를 배치하지 않은데다 센터 터널이 없어 평평하다.
가운데 좌석에 성인이 탑승해도 발이 불편하지 않다. 6대4 분할이 가능한 뒷좌석 시트는 각도를 28도 및 33도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장거리를 탑승할 때 편리하다. 상대적으로 트렁크 공간은 다소 부족하다. 좌우 폭이 넓지 않고 깊은 편이다.


본격 시승에 나섰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카랑카랑 터보 엔진음이 살짝 유입된다. 전체적인 진동이나 소음은 거의 듣기 어렵다. 악셀을 밟으면 생각보다 괜찮은 토크가 터져 나온다. 재빠른 가속력에 멈칫할 정도다.


일품은 부드러운 변속기다. 습식이라 그런지 중저속에서 가속할 때 전혀 충격이 없다. 통상 DCT는 중저속에서 급가속을 할 때 ‘덜컹’하는 변속 충격이 있다는 게 흠이었다. 오죽하면 기아 스포티지가 지난달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이런 고객 불만을 반영해 기존 7단 DCT에서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했다.


특이한 것은 변속기 조작을 ‘D' 또는 'R'로 변경하려면 꼭 중간에 'N'을 거쳐야 한다. 급발진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어색하다.


재가속을 위해 악셀을 꾹 밟았다. 211마력이 제대로 전륜에 쏟아진다. 코너에서 언더스티어를 느낄 만큼 과감하게 머리를 집어넣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쫀득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모터와 엔진 출력을 합친 총 출력이 245마력인데 2.0터보 가솔린의 211마력 출력은 부족함이 없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는 고속 구간에서도 악셀을 밟으면 한 박자 뜸을 들이고 가속이 진행된다.
시속 120~130km까지는 노면소음도 크게 올라오지 않는다.2열에 앉아서 시승했을 때도 바닥에서 주행 소음이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차체가 전반적으로 꽉 쪼여 놓은 듯 단단해서인지 시속 140km를 넘어서는 초고속 영역에서도 하체 안정성이 상당히 좋게 느껴진다.
주행보조장치 ADAS 테스트다. 차선 유지는 물론 정차부터 출발까지 부드럽게 진행된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ADAS를 사용하는 동안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 표시되는 그래픽이 경쟁 모델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

보행자나 오토바이, 트럭 같은 주변 정보가 매우 디테일하게 보여진다. 타사 대비 가장 앞서 있는 그래픽이다. 안전 운전에 상당히 도움이 되겠다. 고속 레인 체인지 같은 핸들링이 안정적이다. 마치 스포츠 세단을 운전하는 느낌이다. 고속에서 불안하지 않다. 굽잇길 코너에서도 제법 경쾌하게 돌아 나간다.
승차감이지만 전체적으로 탄탄하지만 중저속에서 방지턱 같은 요철은 단번에 타고 넘어 잔진동 없이 걸러낸다. 탄탄하면서 튀지 않는 서스펜션은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복합 공인 연비는 11.1km/L다. 20인치 타이어를 낀 시승차는 시내 주행에서 105km/L정도가 나온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급가속을 하지 않고 항속 주행을 하면 15km/L를 넘나드는 연비를 보여준다.
평소 주행거리가 많지 않고 주말 레저용으로 쓴다면 2.0 터보 가솔린 전륜구동 모델은 300만원 비싼 하이브리드를 대신할 수 있는 가성비 차량인 셈이다. 여기에 공영주차장 50% 할인이 가능한 3종 친환경차는 덤이다.
한 줄 평
장 점 : 준수한 가속력과 정숙성, 실연비도 괜찮네
단 점 : 2열 사이드 커튼 부재 및 부족한 수납공간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아이코닉엔진1,969cc 터보 가솔린변속기습식 DCT 7단구동방식전륜구동전장4,780mm전폭1,880mm전고1,705mm축거2,820mm공차중량1,665 kg엔진출력211마력최대토크33.2g.m복합연비11.1km/L가격풀옵션 4115만원(기본38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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