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육' 힘쓰는 신세계푸드, 기내식 사업으로 판로 늘릴까
차세대 먹거리로 '대안육'을 점찍은 신세계푸드가 기내식 사업에 뛰어든다. 팬데믹 이후 성장하는 기내식 시장에 합류해 새 판로를 확보하고, 핵심 사업인 식물성 식품을 기내식으로 선보여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포부다. 국내선 아직 걸음마 단계인 대안육 사업이 기내식을 통해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이달 10일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이하 대한항공C&D)와 식물성 기내식 개발 및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한항공C&D는 대한항공 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를 인수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2020년 설립한 법인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식물성 대안식품을 활용한 기내식 메뉴를 개발하고 항공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기내식 산업은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도시락 형태의 기내식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지난해 즉석섭취식품 생산액은 9649억원으로 2022년 대비 63.4% 늘었다. 또한,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기내식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1년에는 63조4992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식품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CJ푸드빌이 이스타항공과 손잡고 기내식 전용 메뉴를 선보이며 기내식 산업에 진출했고, 지난달 CJ제일제당도 호주 콴타스항공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도 이에 질세라 기내식 사업에 진출해 소비자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신세계푸드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대안육'이 기내식으로 수요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외국인 승객 중 비건 수요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일제히 비건 메뉴를 개발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사찰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비건 메뉴를 개발했고 아시아나 항공도 순수 채식, 유제품을 곁들인 채식 등 여러 종류의 비건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한항공과 손잡고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 등의 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식물성 기내식 메뉴를 개발할 전망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2022년 식물성 식품 전문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하고 대안육 슬라이스 햄, 런천햄 등을 선보였고 지난해 9월에는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해 식물성 순대, 음료, 치즈 등을 차례로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 대안육 산업의 더딘 성장으로 인해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음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조원, 내년에는 29조원으로 추정되는 반면 국내 대안육 시장 규모는 250억원 규모에 그쳤다. 내년에는 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푸드는 유아왓유잇 코엑스 매장을 운영하고 온라인 판매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자사의 제품들을 기내식의 재료로 공급하거나 기내식 메뉴를 직접 개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국내 대안육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기내식에서는 높은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 대안육 사업의 새 판로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