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갚으려…“지하철서 700만원 소매치기 당해” 거짓 신고

ㄱ씨가 서울 강남구 한 노상 주차장에서 면도칼로 가방을 찢는 모습.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빌린 돈 갚는 날을 미루기 위해 직접 가방을 찢고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0대 남성 ㄱ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6월27일 ‘지하철 안에서 가방이 찢기고 700만원을 소매치기당했다’고 허위로 112에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 신고를 받고 소매치기범 추적에 나선 경찰은 지하철 역사, 지하상가 등 인근 폐회로텔레비전(CCTV) 100여대를 분석하던 중 ㄱ씨가 서울 강남역 인근 편의점에서 면도칼을 구매한 후 인근 주차장에서 스스로 가방을 찢는 장면을 포착했다. 경찰 수사 결과, ㄱ씨는 올해 초 지인에게 빌린 450만원의 채무가 연체된 상황에서 변제기일을 미루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고, 단순 신고만 하면 채권자가 믿지 않을 것 같아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ㄱ씨가 사건 접수 후 혼선을 주기 위해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고 불명확한 피해 장소를 진술해 광범위한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을 16일간 추적하게 해 경찰력 낭비를 초래했다”며 “허위신고는 경찰 도움이 절실하고 위급한 상황의 국민에게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위신고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 경범죄처벌법 위반, 112신고처리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