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벤처캐피탈(VC)인 UTC인베스트먼트가 매각 후에도 한동안 대상그룹과의 인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25년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이하 스코펀)’의 GP로 선정되면서 출자 및 펀드를 중심으로 한 출자자(LP) 간의 협력도 이끌 가능성에 제기됐다. 이는 양사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UTC인베스트먼트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가 추진하는 스코펀 오픈이노베이션 분야의 출자 확정을 받아 총 238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에 나선다. 펀드는 오는 12월 말까지 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GP 선정을 통해 주목되는 점은 UTC인베스트먼트와 대상그룹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유지된다는 것이다. 오픈이노베이션 분야에는 대상그룹을 비롯해 일본 최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CMIC, 서울의과학연구소 등이 민간출자자(LP)로 참여했다. UTC인베는 이들로부터 총 71억원을 출자받게 됐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오픈이노베이션 분야 GP 선정을 계기로 LP 간의 가교 역할이 기대된다. GP로 선정된 운용사는 총 9곳에 달하지만, CMIC는 이미 3년째 인연을 이어오며 관계를 구축한 덕분이다. 양사는 2023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공동 행사와 세미나를 통해 한·일 간 바이오·헬스케어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
CMIC는 국내 기업들과의 교류를 넓히고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그룹과 서울의과학연구소 역시 그린바이오 및 AI·진단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 협력과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상그룹도 바이오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아 그린(농업·식품), 화이트(환경·에너지), 레드(의료·제약)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국내외 바이오 기업에 적극 투자해 왔다. CMIC가 일본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UTC인베스트먼트는 대상그룹과 서울의과학연구소가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는 바이오·헬스케어뿐 아니라 뷰티,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의 초기 및 성장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UTC인베스트먼트는 각 산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확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GP로 선정된 9곳 운용사 가운데 UTC인베스트먼트에 배정된 출자금은 평균적인 수준이고, 경쟁률도 2대1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대상그룹 등 LP 지원보다는 UTC인베스트먼트가 그간 쌓아온 포트폴리오와 투자 실적, 그리고 새 최대주주인 포레스트파트너스와의 시너지가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음에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여전히 연결고리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매각 과정에서 거래 투명성과 임직원·LP 고려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최대주주 변경 직후 모태펀드 및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출자사업에서 GP 자격을 반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대상그룹이 이번 신규 펀드의 LP로 참여하면서 관계가 끊기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황호연 포레스트파트너스 대표는 “포레스트파트너스와 대상그룹은 GP와 LP로서 오랜 기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고, UTC인베스트먼트 역시 CMIC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펀드 운용 능력 또한 우수하기 때문에 GP로 선정된 것”이라며 “스코펀 출자사업은 매각 전인 5월부터 진행돼왔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 지분 매각 이슈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승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금까지 축적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투자 경험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본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UTC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가 포레스트파트너스로 바뀌면서 향후 펀드 운용 전략에는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보유한 해외 협력망과 성장 지원 경험이 반영될 전망이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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