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죽음의 바당 1부 ‘숨’]④ 인간이 앗아간 ‘용왕신 막내딸’ 목숨…죽은 바다거북 20%에 달린 건?
[시사기획 창 '죽음의 바당 1부 숨' 중에서]
장수와 부귀영화의 상징
바다 밭을 일구던 해녀들은
예부터 바다거북을
용왕신의 막내딸로 여겼습니다.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우리 해녀분들이 물질하다가도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 이 바다거북은 용왕님이 보내서 오셨구나 해서 조업하다가 소라라든가 성게를 까줘서 건네주기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진짜 용왕님 모시듯. 또 죽었을 때는 장례도 치러줄 정도니까요.
일렁이는 감태 숲을 지나자
바다거북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세히 보니 입에 무언가 걸려 있습니다.
낚싯바늘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경계하듯 자리를 뜹니다.
주변에서 발견된 또 다른 바다거북
자세히 보니 왼쪽 뒷발이 잘려 나갔습니다.
용왕신의 막내딸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제주에서 20년 넘게 바다거북을
연구해 온 김병엽 교수
숨이 끊긴 수백 마리의 바다거북을
목격했습니다.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신창 쪽에 있는 배수구 쪽 입구인데요. 발견 당시 가보니 이런 끌어구 근해에서 버려진 어구인데 거기에서 걸려서. 이렇게 겨우 숨을 쉬려고 코 쪽만 수면 위로 들어 올려서 숨을 쉬려고 바둥바둥하는 상태였는데.
몇 년 전까진
다친 바다거북을 보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숨이 끊긴
개체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부터 3년 넘게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은 116마리
이 가운데 20%가 넘는
27마리의 몸에 폐어구가
달려있었습니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개체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병엽/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
바다거북들이 (버려진 어구를) 부어초로 착각하는 거죠. 특히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사물을 구별 못 하거든요. 예를 들면 고래 같은 경우는 초음파를 쏘아서 어떤 사물도 구별하고 지형도 감정하는데 이 바다거북 같은 경우는 모든 상황이 움직이면 그냥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생물로 알고 덥석덥석 먹는 거죠. 우리가 보기에는 거북 한두 마리가 죽은 것 가지고 우리가 바다에 어떤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나 하지만, 바다의 지표종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를 알려주는 게 이 바다거북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모르는 거죠. 아직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한테는 지금 서서히 환경적으로나 주변의 어장학적으로 라든가 위험이 다가오는 거죠.
방송일시 : 2024년 9월 10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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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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