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전애인 앞에서 입는 '리벤지 드레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상징적인 리틀 블랙 드레스부터 마일리 사이러스의 화려한 YSL 드레스까지, 이별 후에 입는 드레스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다이애나 왕세자비(Princess Diana)는 전남편이 자신의 간통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리틀 블랙 드레스(LBD)를 입고 미디어 앞에 등장하며 오랫동안 모든 여성의 옷장에 존재해 온 한 드레스 코드의 대명사가 되었다. 깊게 파인 네크라인과 ‘거기’까지 슬릿이 올라온 왕세자비의 크리스티나 스탬볼리언(Christina Stambolian) 드레스는 왕실의 전통적인 복식 규정을 깨고 화젯거리에 목마른 영국 언론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타블로이드는 이 룩에 “리벤지 드레스(the revenge dress)”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유하자면, 리벤지 드레스는 패션으로 표현하는 이별 노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이별을 겪은 후 입는 리벤지 드레스는 “너 끝내주는 여자를 놓친 거야(you could have had a bad girl by your side)”나 “그동안 고마웠고, 다음 사람(thank you, next)”, 아니면 리벤지 드레스의 지지자 중 한 명인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버전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너보다 나를 더 잘 사랑할 수 있어(I can love me better than you can)”라고 말한다. 어둡고 파괴적이며 대부분 적지 않은 노출을 보여주는 리벤지 드레스는 “나는 핫하고, 멋지고, 너 없이 최고의 삶을 살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영원한 LBD 스타일부터 사이러스의 화려한 YSL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가장 상징적인 리벤지 드레스들을 돌아 본다.

다이애나 왕세자비, 1994년

이것이 바로 스타일의 시작점이 된 드레스다. 타블로이드를 장식한 지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왕세자비의 깊게 파인 LBD는 여전히 역대 가장 상징적인 리벤지 드레스로 남아 있다. 1994년 배니티 페어(Vanity Fair) 파티에 그가 충격적인 크리스티나 스탬볼리언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을 당시 다이애나와 전남편 찰스 왕세자(Prince Charles)는 이미 이혼한 지 거의 3년이 지난 후였다. 드레스가 미디어에 노출된 순간은 소문이 무성했던 카밀라 샨드(Camilla Shand)와의 간통 사실을 인정하는 왕세자의 다큐멘터리 방송과 방영 시점이 거의 일치했다. 당연히 이 룩은 가십에 굶주린 영국 언론의 환호를 불러일으켰고, 룩에는 “리벤지 드레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패션의 역사가 되었다.

머라이어 캐리, 1997년

전남편이자 컬럼비아 레코드(Columbia Records)의 대표인 토미 모톨라(Tommy Mottola)와 헤어진 지 몇 달 후,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는 허벅지가 드러나는 멋진 투피스를 입고 VMA에 등장했다. 캐리는 2019년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력과 이미지를 향한 모톨라의 억압과 통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를 “가장 미국적인” 여자로 만들려는 의식적인 압박이 있었다. 매우 심한 통제였고, 나에게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 룩은 그에게 모톨라와의 결별뿐만 아니라 새롭고 힘 있는 패션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이제 캐리는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었다. 소녀같은 가디건과 어머니들이 입을 법한 청바지는 더 이상 없었고, 그를 90년대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어 준 가죽 뷔스티에,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그리고 섹시한 베르사체 드레스가 캐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엘리자베스 헐리, 2000년

베르사체 핀부터 반짝이는 체인메일까지, 여배우 엘리자베스 헐리(Elizabeth Hurley)는 입이 떡벌어지는 레드 카펫 패션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다. 당연하게도 그의 리벤지 룩인 깊게 파인 발렌티노 드레스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그의 룩이 리벤지 드레스의 기본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헐리와 휴 그랜트(Hugh Grant)는 원만하게 결별하여 이후로도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 중이다) 그렇다고 점수를 깎기에는 너무 멋지다.

벨라 하디드, 2017년

전 애인과 그의 새 여자친구를 처음으로 만나게 될 거라는 걸 알았을 때 무엇을 입을 것인가? 당신이 벨라 하디드(Bella Hadid)라면, 시스루 캣수트가 정답일 것이다. 오랜 애인 위켄드(The Weeknd)와 헤어진 지 몇 달 후, 하디드는 멧 갈라(Met Gala) 레드 카펫에서 전 애인과 그의 새 여자 친구인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를 역대 가장 대담한 룩으로 맞았다. 친구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이 디자인한 이 메시 소재 캣슈트는 눈부신 비즈 장식과 극단적으로 깊게 파인 등이 특징이다. 하디드는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와의 인터뷰에서 이 뚜렷한 메시지를 담은 드레스에 대해 “대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단 하나의 행사를 고르라면, 당연히 멧 갈라다.”라고 말했다.

에디터 Zoë Kend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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