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란 뜻?" 민원 고객에게 '부의봉투' 보낸 롯데제과

다리 수술 치료 중인 '빼빼로' 구매 고객
"캐릭터 스티커 없으니 보내달라" 요구
롯데제과 "실수였으며 절대 악의 없어"

롯데제과가 민원 고객에게 보낸 부의 봉투. 연합뉴스(제보자 A씨 제공)

롯데제과가 제품에 불만을 표시한 고객에게 '부의 봉투'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상남도 양산시에 사는 가정주부 A씨는 지난 11일 인근 편의점에서 빼빼로를 구매했다. 만화영화 짱구 캐릭터가 그려진 상자와 제품 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를 갖고 싶었던 그는 빼빼로를 박스째 샀는데, 해당 박스 안에는 포장과 다른 빼빼로 제품들이 들어 있었고 스티커도 없었다. A씨는 편의점을 통해 롯데제과 담당자에게 연락해 스티커를 보내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A씨는 17일 롯데제과가 보낸 박스를 열어 본 후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원했던 캐릭터 스티커들이 부의 봉투에 담겨 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봉투를 보자마자 무서웠고 소름이 돋아 손이 떨렸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최근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고 병원 치료 중인 터라, 부의 봉투는 더욱 불길하게 느껴졌다. 그는 처음 롯데제과 담당자에게서 '편의점에 직접 가서 제품을 교환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는 사정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A씨 남편은 롯데제과 측에 "다리를 다친 상황이란 걸 알면서 부의 봉투를 보낸 건 죽으란 뜻이 아닌가? 상식적으로 어이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담당자는 "절대 악의가 없었으며 실수였다"며 "고객에게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지 봉투를 사용한다는 게 제대로 확인을 못 해서 발생한 일이다. 스티커 여분이 있어 고객의 요청을 들어주려던 것이었다"며 "소비자를 직접 만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빼빼로 포장 박스와 내용물이 다른 것은 스티커가 들어 있는 제품들이 일찍 매진되는 바람에 편의점에서 자체적으로 다른 빼빼로 제품을 넣어 팔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