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니시테츠 선을 따라 내려가보면 야나가와가 나온다. 나름 일본의 베니스라는 별명이 있듯 수로가 유명한 도시다. 비오는 날에 동네 구석구석을 흐르는 수로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쁠 것 같아서 일단 찾아가 봄.
아리아케해 수족관은 도착하고 나서 찾은 곳이긴 한데, 니시테츠야나가와 역에서 니시테츠 6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음(야나가와의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곳이기도 함)
딱 원하던 느낌이 나오긴 했음. 생각보다 예쁨. 아마 맑은 날이었으면 뱃놀이 관광객들로 바글거렸을 수로가 아니었을까
갑자기 카리스마대빵큰오리
힙해보여서 들어간 행거식 구제샵 WEST COAST. 마음에 드는 옷은 없어서 빈손으로 나갔음
그렇게 야나가와 구경을 마치고...
본론인 아리아케해 수족관 등장!
외관만 봐도 느낌이 오겠지만, 사설 수족관임. 갯벌로 유명한 아리아케해의 해루질 모임이랑 관련 고등학교 동아리가 연계해서 운영해오는 곳으로 알고 있음. 역대 수족관장도 그 동아리 회장이 맡아오고 있다고.
특이하게도 <에일리언>의 체스트버스터의 모티브가 된 와라스보(개소겡)를 엄청 좋아해서 마스코트로까지 쓰고 있음... (다른 마스코트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망둥어)
입장료는 300엔인데... 들어갔을 때 좀 헤멨음. 돈을 따로 받는게 아니고 그냥 통에다 돈 넣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식으로 입장할 수 있음.
그리고 할아버지 한 분이 관리인을 맡고는 있는데 접객에 큰 관심이 없으셨음... 12시 개장인데도 한 12시 10분 쯤에야 오셔서 많이 뻘쭘했다.
보다싶이 사설 수족관이라서 꽤 작은 규모다. 갯벌 비린내도 살짝 남. ㄹㅇ힙하지 않음??
모든 전시물은 낚시나 해루질해서 잡아온 생물들로 이루어져 있음. 갯벌스러운 생물들이 반가웠음.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땐 겨울이라서 갯벌의 주인공인 망둑어랑 농게는 없었다
갯?벌스러운?
뱀장어. 최근 이 일대에서 점점 보기 힘들어져서 뱀장어 관련해서 지역 사회가 좀 예민하다고 함.
대형 수족관도 안쪽에 있다. 낚시 모임에서 낚은 큰 물고기들을 냅다 때려붓는 구조로 보임... 횟집 수조보다 물고기가 많고 다양함;;
먹이를 주는 체험 활동도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관리가 좀 미흡한지 뒤져서 뒤집힌 물고기도 있었음
마스코트인 와라스보(개소겡). 새삼 기괴한 비주얼에 하도 꾸물거려서 초점도 잘 안 잡혔음... 맛은 있다고 함
진짜로 기괴함
뭔가 아련해짐... 코로나 전후로 경영난도 심해졌다고 함.
애초에 인기 있을리 없는 게 갯벌이고, 그 갯벌도 (중국이나 한국에서도) 점점 없어져가고, 지방소멸을 놓고, 도시화니 환경파괴니 부쩍 시끄러운 이 시대에 사설 수족관이라, 뭔가 점점 없어져가는 시대를 마주하는 느낌
2층에는 자체제작 굿즈들과 수족관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체험 활동을 해볼 수 있음.
야나가와에는 아리아케해 수족관이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는게 어떨까? 300엔에 사설 규모 치고는 나름 알차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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