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철강 산단 최대 사업장
현대제철 포항 2 공장 무기한 휴업
삼중고속 끊이지 않는 악재 영향
최근 경북 포항에 있는 현대제철 포항 2 공장은 ‘무기한 휴업(休業)’에 돌입하며 한국의 철강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해당 공장은 형강류와 특수강 봉강 등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축소 운영을 해온 지 7개월 만에 무기한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현대제철은 극심한 철강 수요 침체로 생산 물량이 없어 지난 7일부로 포항 2 공장에 대한 휴업 조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현대제철이 철강업 불황에 지난해 폐쇄를 추진했다가 철회했던 공장에 대한 무기한 휴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포항 2 공장에 대해 가동 중단을 진행한 상태로, 현재 휴업을 언제까지 이어갈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라며 “추후 진행 상황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해당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데 이어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조치까지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철강 산업 업황 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포항 2 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노조와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탓에 현대 제철은 폐쇄 결정을 축소하고 공장을 축소 운영하며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부진에 내수 침체까지 겹치며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자 이번에 전면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해당 공장이 H형강과 L 형강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으로, 연간 생산량은 70만 t가량 된다는 점에서 철강 산업계 전반에는 침울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한국의 주력 산업 철강 산업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강은 가전, 자동차, 조선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다.
특히 고품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를 만들어온 대표 산업으로, 한국은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으로 평가받아 왔다. 다만, 최근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 미국의 관세 압력이 겹치는 등 이른바 ‘삼중고’에 시달리며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업계 2위로 알려진 현대제철에 이어 업계 1위로 분류되는 포스코, 업계 3위인 동국제강이 모두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폐쇄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1 제강공장과 1 선재공장을 잇달아 폐쇄한 상태로 전해진다.

실제로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의 4월 조강(쇳물) 생산량은 88만 8,000t으로 집계돼 고로가 정상 가동됐던 2023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국제강 역시 연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인 인천공장을 다음 달부터 한 달간 가동 중단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은 단일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철근 생산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최근 건설업계의 업황이 악화되자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 53년 만에 첫 가동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철강 업계 1~3위마저 속속 공장 휴·폐업에 돌입하고 있는 사실이 전해지자, 일부 기업은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감원에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의 철강업 부진과 달리 해외 기업의 경우 철강 산업을 키우기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US스틸 인수’를 반대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설득해 마침내 지난 13일 행정명령 서명을 끌어낸 바 있다.

이어 영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기존 50%에서 25%로 낮추기로 협의했다. 이는 이른바 ‘관세 폭탄’의 진원지로 분류되는 미국이 철강 업계를 강하게 압박하며 외국산 철강을 사용한 제품에도 ‘50%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한국 정부가 관세 협상에 돌입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통해 전기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한층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활로 모색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멕시코의 경우 철광 관세 50%를 철폐하는 대신 수입 상한을 두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향후 정부가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철강 산업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책 마련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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