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② 연결본] 저출산 시대, '임산부'들의 이야기
【 앵커멘트 】
저출산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간절한 마음으로 새 생명을 기다리며, 뱃속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TJB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새 생명을 간절히 원하고 소중히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임산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출산 시대 새로운 해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양정진, 조혜원 기자의 리포트 차례로 보시면서 우리 사회가, 또 주변 이웃들이 해야 할 일을 함께 고민해 보시죠.
【 기자 】
① 저출산 시대, '임신부'들의 이야기
▶ 스탠딩 : 양정진 / 기자 - 0.72,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입니다. 지금 추세라면 2750년,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됩니다. 이러한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TJB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부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싶은 가장 큰 이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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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4주 차 '두둥이' 엄마 전해인 씨. 초기 임산부의 유산율은 전체의 80%에 달해 조심해야 할 때지만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조차 쉽게 앉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전해인 / '두둥이' 임신 14주 차 - "걱정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진짜 만삭이 되고 나서도 아까처럼 보고도 모른 척하실 수도 있는 거고…."
아직 부모가 된다는 게 실감 나진 않지만, 아이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삶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 인터뷰 : 전해인 / '두둥이' 임신 14주 차 - "행동도 조심하고 걸어 다닐 때도 조심하고 뭐든지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인터뷰 : 임동욱 / '두둥이' 아빠- "내가 더 열심히 뭐라도 잘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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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3주 차 만삭에 접어든 '크롱이' 엄마 양진희 씨. 하루하루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자궁이 방광을 압박하면서 밤에도 푹 잘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양진희 / '크롱이' 임신 33주 차 - "장기가 위아래로 눌리다 보니까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도 좀 많이 늘었고, 그러다 보니 잠이 깨고..."
몸이 무거워지며 간단했던 집안일도 버겁고, 배가 불러오며 운전과 주차도 쉽지 않은 상황.
▶ 인터뷰 : 양진희 / '크롱이' 임신 33주 차 - "(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무게가 또 많이 증가하다 보니까 그게 너무 힘들어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힘든 것 같아요 후기는."
몸의 변화에 매 순간 힘들어도 뱃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 인터뷰 : 양진희 / '크롱이' 임신 33주 차 - "인생의 목표 중에 하나가 '20대 아기를 낳자'였어요. 저랑 남편을 닮은 아이 얼굴을 보니까 조금 울컥하고…신기하기도 하고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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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이 35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는 임신부들에게 더 위협적입니다. 실제로 여름철인 7~8월에 유산율이 가장 높습니다.
▶ 인터뷰 : 최현용 / '누누' 임신 34주 차 - "여름에도 더위를 많이 안 탔었는데 임신을 하고 나서 열이 많아지고 땀도 쉽게 나고…. 밖에 나갔을 때 저도 모르게 그늘을 좀 많이 찾아요."
비슷한 나이의 기자가 임산부와 동행하며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살펴봤습니다. 초반엔 체온이 비슷했지만, 야외에서 10분 정도 지나자 40도에 해당하는 흰색 부분이 기자에 비해 임산부에게 훨씬 많이 나타났습니다. 임신부의 체온이 훨씬 빠르게 상승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최현용 / '누누' 임신 34주 차 - "엄마가 된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거를 많이 깨닫고 있고요. 그래서 엄마께 더 많이 감사하게 되고, 그리고 이런 거를 겪지 않으면 사실 모르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임산부가 조금 힘들다는 걸 조금이라도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축복처럼 찾아온 새 생명에게 아늑한 집이 되어주고자 예비 엄마들은 10개월간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자기 자신보다 아기를 먼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② (R) "임신, 간절히 원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 조혜원 기자
해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TJB는 임신과 관련해 증가하는 수치에 주목했습니다. 고위험 산모로 분류되는 35세 이상 산모 비율이 급증해 10명 중 4명꼴입니다. 동시에 신생아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조산율은 2011년 6%에서 2022년 9.7%로 1.5배 이상 늘었습니다. 태아의 유산과 사산율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3명 중 1명에 달하고, 지난 2022년 전체 출생아 10명 중 1명은 난임 시술로 태어났습니다. 해외와 비교해도 국내 난임 시술 비중이 높은 상황입니다. 임신을 간절히 원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고, 유산의 위험 속에서 뱃속 태아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사회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윱니다.
결혼 10년 차 윤지예 씨. 지난 5월 태어난 쌍둥이 남매를 만나기까지 인공수정 2번과 시험관 시술 6번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에 두려움이 컸지만, 남편을 닮은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지난한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 인터뷰 : 윤지예ㆍ송한상 / '빛과 소금'이 엄마ㆍ아빠 - "나중에는 이제 내 인생에 아이는 없구나라는 마음이 들 때 그게 수용이 되는 게 아니라 엄청나게 마음이 무너지거든요. 시간들을 견뎌내고 우리 아이들을 만나서 그런지 더 아이들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치?"
쌍둥이 임신으로 고위험산모실 입원을 반복했고, 임신 33주에 양수가 새면서 응급 수술로 조산했습니다. 인큐베이터 생활을 마치고 건강하게 곁으로 와준 아가들을 바라만 봐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인터뷰 : 윤지예 / '빛과 소금'이 엄마 -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 따뜻하게 이렇게 격려해 주는 게 너무 필요한 것 같아요. 경제적 지원이나 이런 것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사실 임신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요즘은 마음먹으면 안 되는 게 임신이거든요."
첫째 임신 과정이 쉽지 않았던 윤찬희 씨는 육아의 어려움보다 아이가 주는 행복감이 훨씬 커 둘째를 낳기로 결심했습니다. 한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터라 뱃속 아가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찬희 / '빵글이' 임신 28주 차 - "유산을 겪고 이제 수술을 하다 보니까 또 3개월 동안 이제 몸을 휴식해야 되는 안정기가 꼭 있어야 하고, 힘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또 한 명의 가족이 더 늘어서 저희 가족에 다 같이 이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서 뱃속의 아기도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시험관 임신으로 귀한 생명을 얻은 정숙영 씨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난임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정숙영 / '뀨리' 임신 36주 차 - "(시험관 시술) 사이클을 돌려면 훨씬 많이 더 병원에 방문을 해야 되거든요. 평일에 병원에 가게 되거나 그러면은 회사에 무급이기는 하지만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고 그런 부분이 조금 눈치가 보였고요."
힘겨운 임신 여정에도, 아이를 기다리는 그 마음이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들의 간절한 마음에 더 귀 기울여야 합니다.
TJB 조혜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운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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