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마곡 뛰어넘자!" 대장홍대선 호재에 강서 화곡동, 집값 들썩

[땅집고] 서울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한화꿈에그린' 단지 전경. /김리영 기자

[땅집고] “한동안 급매 위주로 거래되다가 최근에는 매물들이 쏙 들어가고, 상태가 가장 좋았던 주택 하나가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어요. 앞으로 대장홍대선 개통하면 역세권 아파트가 되니까, 아무래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죠.”(화곡동 A공인중개사무소 중개사)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 3번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우장산한화꿈에그린’아파트 앞으로 이동했다. 마을버스로 총 9개 정거장, 약 15분이 걸렸다. ‘우장산한화꿈에그린’은 2004년 총 3개 동에 187가구 규모로 지어진 나홀로 단지다. 우장산 자락 바로 아래 들어서 버스를 타면 왕복 2차선 경사진 좁은 도로를 굽이굽이 지나야 도착한다. 전철역이 멀고, 지은 지도 20년이 다 돼 그동안 집값도 주춤했으며 거래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난달 6일 84㎡가 8억35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는 2021년 7억1000만원에 팔렸다. 전체 주택형이 2021년 이후 거래가 뚝 끊겼었는데, 최근 매수 문의가 이어지면서 신고가도 나왔다. 이 단지 옆에 있는 ‘우장산롯데캐슬’(2003년 입주) 같은 주택형도 최근 9억원대에서 10억원을 다시 돌파하면서 전고점을 향해 상승 중이며, 호가는 15억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 조용히 착착 진행 ‘대장홍대선’…산자락 노후단지도 집값 들썩

언덕진 산자락에 있는 20년 넘은 노후단지 가격이 갑자기 들썩이는 이유는 이 두 단지 인근에 민자철도 ‘대장홍대선’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장홍대선은 약 20.1 ㎞ 길이(12개 역) 철도로 부천 대장신도시부터 강서구 가양,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을 거쳐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홍대입구역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서부광역철도 사업 노선이다. 총 사업비는 1조7988억원, 2031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추진된다.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대장홍대선은 그 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 2월에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토부와 현대건설은 연내 실시협약 체결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대장홍대선 예상 노선도. /김리영 기자

노선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서울 서부권 지역 중 지리적으로 도심이 가깝지만,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 위주로 신설역이 만들어진다. 현재는 부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까지 차량을 이용해 약 1시간이 걸리지만, 앞으로는 약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화곡동 산자락에 있는 두 아파트 역시 현재는 서울 도심까지 이동하기 불편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대장홍대선이 개통하면 입지가 확 달라진다. 지금은 서울 업무지구인 광화문역(5호선)이나, 여의도역(9호선)까지 이동하려면 버스를 타고 15~20분, 지하철로 환승해 30분 정도 이동해야 해 총 50분 정도가 걸린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업무지구인 마포나 상암동까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대장홍대선이 개통하면 아파트 근처에서 전철을 타고 1정거장 거리인 9호선 가양역이나 5호선 화곡역으로 갈아타 마곡, 상암을 비롯해 여의도와 광화문, 30여분 만에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강서 화곡동 일대 아파트, 전고점 거의 회복

[땅집고]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아파트 가격 실거래가 변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전철 5호선 화곡역과 우장산역 일대 아파트 값은 최근들어 전고점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 우장산역이 가까운 ‘강서힐스테이트’ 84㎡는 올해 1분기까지 11억~12억원 선에 거래됐었는데, 지난 달 11일 13억원에 팔려 약 1억원 정도 상승했다.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 아파트 101㎡는 지난해 1월까지 12억~13억원에 거래됐는데 3월 14억원에 팔려 전고점(15억원)에 근접해졌다.

강서구 화곡동 꿈에그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지만, 집주인 호가가 높아지고 일부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오름세”라며 “한동안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되다 모두 소진되고, 수요자들이 찾는 가격대 매물은 없다”고 했다.

글=김리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