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또 국군의날 거리로…2연속 시가행진에 찬반 팽팽

신진환 2024. 10.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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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장병 노고·예산 함부로 써서는 안 돼"
예산만큼 경제적 효과 등 효용성 크다 반론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이례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진행된다. 5공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단상에서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며 장병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부와 군이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날을 맞아 2년 연속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가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연이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군의 위용을 국내외에 과시하는 동시에 범국민적 화합을 기대할 수 있는 행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외 안보 상황을 고려해 압도적인 국방력을 과시할 수 있도록 올해 국군의날 행사를 기획했다. 선진 강군의 의지와 태세를 보여줌으로써 튼튼한 안보와 강한 국방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다채롭고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는데, 국군과 첨단무기를 앞세워 서울 복판을 관통하는 시가행진이 그중 하나다.

국군의날 시가행진은 이례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진행된다. 대통령 임기 중 시가행진 등을 포함해 대규모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서다. 국방부는 지난 2월 '국군의날 행사는 대통령 취임 첫해 대규모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안보 상황과 국군의 사기 등을 고려해 국방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규모로 실시할 수 있다'고 훈령을 바꿨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군의 강력함과 군기의 정연함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매년 하는 것은 과하므로 기존처럼 5년에 한 번씩 하자"면서 "군사정권 시절에는 매년 시가행진했고, 이후 1998년 건군 50주년부터 2003년, 2008년, 2013년 등 5년 주기로 대통령 취임 첫해에 실시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하루 기분 좋자고 몇천 명의 장병의 노고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우리가 함부로 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군 사기, 전투력의 본질을 깨달으시고, 장병들 매년 고생시키지 마시라. 5년에 한 번만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하는 관행을 더는 어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서 직접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천 원내대표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군의날 시가행진 예산으로 79억8500만 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에는 99억3500만 원의 예산을 썼다. 올해 예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시가행진을 하지 않았던 △2020년 12억 원 △2021년 13억5000만 원 △2022년 37억6100만 원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천 원내대표는 "국방부가 장병 복지는 뒷전이고 대통령의 병정놀음에만 심취했다. 국군의날 행사를 축소하고 장병 복지를 챙길 것"을 요구했다.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198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서울 도심에서 무력 시위가 진행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군사 퍼레이드를 연례행사로 벌이는 나라는 국민을 통제하거나 통치의 대상으로 여기는 권위주의 국가일 뿐이고, 국가가 복무하는 군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더 무겁게 여겨야지만 군의 사기가 진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각은 다르다. 우리 군의 시가행진을 통해 국민이 강한 국방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우리 국군은 사명감과 자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국군의날이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시가행진에 따른 국민의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쓰이는 예산만큼이나 홍보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반론도 나온다. 여군 장성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방력 강화에 나선 유럽 등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우리 군의 우수한 무기 체계를 주시할 것"이라며 "K-방산 수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가행진에 들어가는 예산이 큰 액수는 아니"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군의 시가행진은 우리 군이 스스로 갖는 자긍심을 고취하고 적에게는 전쟁 억지력을 보여주는 행사"라면서 "적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줌으로써 국민에게 우리 군에 대한 신뢰를 얻는 시가행진을 두고 병정놀이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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