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인기 그룹 태사자의 멤버였던 박준석.

당시 ‘샤프가이’로 불리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긴 공백기를 지나 배우로 새 출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인생에, 어느 날 문득 한 사람이 들어왔다.
장소는 영화 시사회장이었다. 배우 하정우 주연의 ‘터널’ 상영회.

혼자 영화를 보러 갔던 그는 낯선 여성과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다. 영화에 몰입하던 중, 자신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옆자리 여성을 발견했다.
그녀는 좌석 아래로 몸을 웅크린 채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 순간 마음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냥 그런 날이었다고 말했지만, 마음속엔 분명한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이어진 뒤풀이 자리. 놀랍게도 그 여성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다가갔다. 평소엔 낯을 가리고 말도 조심스러운 성격이지만, 그날은 달랐다.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옆에 앉아 다짜고짜
"저랑 사귀실래요?" 말했다.
이름도 모르고 대화도 없던 사이였지만, 어쩐지 앞으로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느꼈다.
박교이는 상대는 당황했다. 속으로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후에도 연락은 계속됐다.

연락이 뜸하다가도 술을 마신 날이면 꼭 새벽에 전화가 걸려왔다.
새벽 다섯 시, 어디냐고 묻고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는 그에게 그녀는 점점 피로함을 느꼈다.
말수가 없던 그가 술기운을 빌려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걸,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박교이가 제천영화제에 내려간 어느 날, 박준석은 그녀를 보기 위해 마지막 버스를 타고 그곳까지 내려왔다.
반대편 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그녀는 일부러 못 본 척 지나갔다. 그 순간, 그의 마음도 복잡해졌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다가가 오해를 풀고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동안 차마 용기가 안 나서 술김에… 사실은 그때 경제적으로 안 좋아서 연락해도 될까 했다”고 털어놨다.
그날, 처음으로 박교이의 마음이 조금씩 열렸다.

며칠 뒤, 다시 서울에서 마주했다. 그날도 새벽 전화가 왔다.
더는 괴롭히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고백을 건넸고, 그녀는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지금의 인연이다.

박교이를 놓치기 싫었던 그는 사귄 지 일주일 만에 초고속 프로포즈했다.

4살 차이의 두 사람은 2017년 6월, 반포 세빛섬에서 조용한 결혼식을 올렸다.
박교이는 연예기획사 대표로 일하고 있었고, 박준석은 아내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꽃’ 소속 배우로 함께 활동 중이다.

박준석은 종종 말한다.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고.
혼자였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같았지만, 아내가 곁에서 묵묵히 이끌어준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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