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도 낮아지고 제구도 안돼" 한화 김서현, 작년 트라우마 극복 실패했나

작년 후반기 부진은 체력 문제라는 해명이 있었다. 전반기에 너무 혹사당해서 가을에 무너진 거라면, 올해 초반에는 다시 잘 던져야 맞다.

그런데 시즌이 열리자마자 또 흔들리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159km까지 찍었던 강속구는 150 초반에서 놀고 있고, 세이브는 0개인데 ERA는 13.50이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 이야기다.

33세이브에서 0세이브로

김서현의 2025시즌은 극과 극이었다. 69경기 66이닝을 소화하며 33세이브를 올렸지만, 가을야구에서는 불펜진 중 가장 믿을 수 없는 투수로 전락했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겨울 동안 피 나는 훈련을 했고, 제3구종으로 체인지업까지 장착했다.

그런데 막상 정규시즌이 열리자 또다시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3월 28일 키움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지만, 4월 1일 KT전에서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2사 1, 2루 상황이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이닝이 끝나는데, 올라오자마자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서 싹쓸이 2루타, 안타, 안타를 연달아 맞으며 사실상 4실점을 허용했다. 책임 주자가 하나 빠져서 기록상 3실점이지만, 내용은 처참했다.

구속이 문제다

현재 김서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부분은 구속이다. 스프링캠프에서 159km까지 솟아올랐던 직구가 지금은 149km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떨어졌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3.3km에서 151.4km로, 슬라이더는 134.8km에서 132.7km로, 체인지업은 141.8km에서 138.8km로 각각 하락했다.

김서현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팔 각도에서 들어오는 강력한 직구의 테일링 무브먼트인데, 구속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냥 가운데로 들어오는 배팅볼이 되어버린다. 4월 1일 KT전에서 싹쓸이로 맞은 것도 결국 힘없이 들어간 공이 원인이었다.

제구까지 흔들린다

구속만 문제가 아니다. 2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줬고, WHIP는 3.00을 기록 중이다. 예전에 제구력 문제로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는 김서현인데, 그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투구폼을 개조하고 팔 각도를 조정하면서 어떻게든 제구력 문제를 해결했고, 작년에는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등판할 때마다 제구 난조를 보이며 신뢰를 쌓지 못하고 있다.

체력 문제가 아니었나

작년 후반기 부진을 체력 탓으로 돌렸다면, 올해 초반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잘 던져야 설득력이 생긴다. 그런데 시즌 8경기가 지나도록 세이브 0개에 ERA 13.50이라면, 체력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무언가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이라 조절하는 중일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해석도 있지만, 마무리라는 포지션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이런 모습이 계속되면 곤란하다. 한화 불펜 전체가 제구 난조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마저 흔들리면 뒷문 운영은 시즌 내내 안갯속을 걷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