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시작을 안 했어야”···사상 초유 PS 서스펜디드게임, 완전히 엇갈린 삼성과 KIA의 희비[KS1x현장]

KIA 이범호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이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에 양 팀의 표정은 완전히 엇갈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이 6회초 무사 1·2루에서 비로 중단된 뒤 재개되지 못하고 서스펜디드게임으로 종료되자 “비가 내리는 경기는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에서 경기가 종료되면서 좋은 공격 흐름이 끊겼다. 무엇보다 에이스인 원태인이 5회까지 66개를 던지고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하고 있었으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되면서 원태인은 더 던질 수 없게 됐다. 삼성은 22일 재개되는 경기에서는 다른 투수를 기용해야 하게 됐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잘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서 당황스럽다. 요즘에는 (날씨에 대한) 정보 수단도 잘 갖춰져 있는데, 시작할 때부터 걱정이 됐었다. 선발도 쓰고 중간에 끊길까봐 걱정됐는데 많이 아쉽다. 원태인이 정말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상황에서 끊겼다”며 “경기 시작할 때부터 안 들어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비 예보가 있었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비가 올 때는 시작을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22일 1차전 6회초부터 경기한 뒤 한 시간 뒤 2차전도 해야 하는 데 대해 박진만 감독은 “더블헤더나 같다. 선수들에게 솔직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반면 KIA는 선발 제임스 네일의 역투 뒤 6회초 김헌곤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0-1로 리드를 내주고 무사 1·2루에 몰린 채로 경기가 중단돼 위기를 맞았다. 경기를 다시 시작해 6회말까지 공격을 진행하고도 점수를 내지 못했다면 강우콜드 패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비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반응은 삼성과 완전히 다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이 1차전이다 보니 긴장한모습이고 약간 흥분도 했던 것 같다. 내일 하게 되면 2차전 하는 기분으로, 오늘 좀 모자랐던 부분을 준비해서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빗속에 경기를 결국 시작하고 서스펜디드 게임이 된 데 대해서는 “그건 우리(현장)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KBO와 심판진이 하는 거라 결정된대로 따르는 거다. 어떻게 보면 중간에 끊긴 것이 우리에게는 더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1경기를 경험한 거라서 내일 오후 4시에 다시 시작하는 것은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2일 오후 4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삼성 5번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 상태로 재개된다. 이 경기를 마친 뒤 한 시간 후 2차전이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22일에도 비가 예보돼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