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공주의 포클랜드 방문에 아르헨 정부 "무례한 짓"
앤 공주, 추모비에 헌화하고 주민 격려
아르헨 "용납 못할 행동… 국제법 위반"
최근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諸島)을 방문한 것을 두고 아르헨티나 정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를 ‘말비나스’라고 부르며 자국 땅으로 여긴다. 마침 올해는 포클랜드 영유권을 놓고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벌인 전쟁 4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당시 패자였던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영국 왕실의 이런 행보가 무척 못마땅할 법도 하다.

포클랜드 제도에서 영국 정부를 대표하는 앨리슨 블레이크 총독은 “공주의 역대 4번째이자 가장 길었던 포클랜드 제도 방문을 수행한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다”며 “마침 올해가 포클랜드 전쟁 40주년이란 점에서 의미가 각별했다”고 밝혔다.
1982년 4월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제도에 군대를 보내 그곳에 주둔하고 있던 몇 안 되는 영국군의 항복을 받아내고 섬을 점령했다. 아르헨티나는 오래전부터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영국에 협상을 요구했으나 영국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막상 군사적 침략이 현실화하자 마거릿 대처 당시 영국 총리는 내각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호하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74일에 걸친 치열한 교전은 영국군 255명, 아르헨티나군 649명의 전사자를 낳은 채 영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아르헨티나는 항복하고 그해 6월14일 포클랜드 제도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를 지켜본 아르헨티나는 불쾌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포클랜드를 ‘영토분쟁지역’(disputed territory)으로 규정하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분쟁지역 관련 문제를 전담하는 기예르모 카르모나 장관이 직접 나서 영국 정부와 왕실을 향해 “무례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카르모나 장관은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사전 예고도 없이 아르헨티나 땅에 발을 내디뎠다”며 “영국 정부는 유엔 결의에 어긋나는 식민지를 남대서양에 존치시킴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버킹엄궁이 지난 7일 앤 공주의 포클랜드 제도 방문 계획을 발표했으나, 아르헨티나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이상 무효라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앞으로도 포클랜드 제도 영유권과 관련해 영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계속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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