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에 밀린 이케아, 도심형 매장으로 제2의 전성기 노린다

이케아 코리아가 가성비, 대형매장 전략의 한계에 봉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 사진 제공 = 이케아

한국 진출 12년 차를 맞이한 이케아가 국내 가구 시장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 가구 시장의 성장과 가격 인상으로 ‘가성비’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교외 지역 대형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기존 영업 전략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케아 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은 6258억원,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 644% 증가했다. 3년 연속 하락했던 실적이 반등했지만, 2022년 회계연도 영업이익(219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세가 더딘 수준이다. 특히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8% 급감하며 25억원에 그쳤다.

이케아는 경기 불황과 주택시장 침체를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들었지만, 높은 수수료도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지난해 이케아 코리아가 네덜란드 본사에 지급한 영업수수료는 202억원으로 전년보다 4.12% 증가했고, 지급수수료는 243억원에 달했다. 수수료 지출이 영업이익(186억원)보다도 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케아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온라인 가구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가성비 이미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진출 초기 이케아는 소비자가 가구를 직접 조립하는 방식(DIY)을 도입해 제조·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쿠팡과 오늘의집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저렴한 가구를 빠르게 배송하고 설치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야 하는 이케아 제품의 매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2023년 세 차례에 걸친 가격 인상이 더해지며 ‘가성비’ 브랜드로서의 입지가 더욱 흔들렸다.

대형 매장 중심의 운영 방식도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케아는 쇼룸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며 방문객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운반이 어려운 가구보다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한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형 매장의 한계를 의식해 이케아는 2022년 충남 계룡점, 2023년 대구점 개점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대신 2020년 서울 신도림과 천호에 소형 매장인 ‘플래닝 스튜디오’를 개설했으나 수익성 문제로 2년 만에 철수했다.

이케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6월  330여 개 품목 가격을 평균 12% 인하하며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정보를 확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 및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오프라인에서 본 제품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식이다.

이케아는 도심형 매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오는 4월 오픈 예정인 이케아 강동점은 국내 다섯 번째 매장이자, 이케아가 서울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매장이다. 기존의 단독 대형 매장과 달리 복합시설 내에 입점하는 첫 사례로, 강동점은 고덕비즈밸리 내 초대형 쇼핑·문화·업무 복합시설인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에 연면적 5만 8,711㎡ 규모로 조성된다. 이를 통해 이케아는 도심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보다 유연한 매장 운영 방식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매장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도심형 매장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케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연결할지가 향후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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