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네이버 지분 4.5% 산다” 젠슨 황이 네이버에 14조 투자하는 이유

세계 AI 반도체의 지배자 엔비디아가 네이버의 주주가 된다. 네이버는 27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 달러(약 1조4809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네이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주당 20만4500원에 보통주 724만여 주를 인수해 지분 4.5%를 확보하게 된다. 납입이 완료되면 국민연금, 블랙록에 이은 네이버 3대 주주에 오른다. 이 소식에 이날 네이버 주가는 8.43% 급등한 22만5000원에 마감했고, 개인투자자는 71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에 올렸다.

지분 투자는 시작일 뿐.. 14조짜리 큰 그림

이번 투자는 총 100억 달러, 약 14조6000억 원 규모 ‘AI 팩토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엔비디아가 GPU 기술과 전략적 투자를 맡고, 1조 달러 이상을 굴리는 글로벌 대체투자사 브룩필드가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대 90억 달러 규모의 GPU 인프라·데이터센터 조달을 지원하는 구조다. GPU 약 10만 개가 들어가는 초대형 AI 공장을 짓는 계획으로, 지난달 양사가 발표한 기가와트급 AI 팩토리 협약의 후속 조치다.

브룩필드는 이날 입장문에서 “한국은 글로벌 AI 선도국으로 성장할 충분한 역량을 갖춘 국가”라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 규모 가동을 시작으로 2028년 200메가와트, 장기적으로 1기가와트급까지 확장해 아시아·유럽·중동의 AI 인프라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자사주 소각에 두나무 규제 완화 기대까지

주가를 밀어 올린 재료는 더 있다. 네이버는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약 1조 원 규모 자사주 490만 주를 다음 달 3일 소각하기로 했다. 여기에 두나무 인수의 걸림돌로 꼽혀 온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 규제에 예외를 두는 방향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권고됐다는 소식도 기대를 더했다. 다만 이는 아직 권고 단계로 확정된 제도 개선은 아니다.

젠슨 황의 한국 베팅.. 남은 조건

이번 계약은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지금이 한국의 황금기”라던 젠슨 황 CEO의 발언이 말잔치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첫 실행이기도 하다. 다만 엔비디아의 지분 취득에는 네이버가 90억 달러 규모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선결 조건이 붙어 있어, 브룩필드와의 정식 계약 등 남은 퍼즐이 맞춰져야 14조 혈맹이 완성된다. 10월 말로 예정된 납입일까지, 한국 AI 인프라 판의 최대 프로젝트가 굴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