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 여사 계좌 시세조종 의심"…'도이치 주식' 분석 결과서 입수

연지환 기자 2024. 10. 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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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단독 보도입니다. 검찰이 2020년 본격 수사에 앞서, 한국거래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저희가 그 결과서와 검찰이 거래소 측과 면담하고 남긴 보고서까지 모두 입수했습니다. 거래소는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 씨가 23억 원의 차익을 어떻게 올리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김 여사 계좌의 시세조종이 의심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연지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연지환 기자]

검찰은 2020년 9월 16일 한국거래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의 심리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건희 여사, 최은순 씨, 양모 씨와 최모 씨 등 5명을 먼저 하고 12명을 더 했습니다.

기간은 2009년 4월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입니다.

거래소는 두 달여 뒤인 같은 해 11월 3일 결과를 보냈습니다.

'매매차익 현황'표를 만들어 김 여사가 차익을 얻은 과정을 자세하게 적었습니다.

김 여사가 평균 3천313원에 156만주를 장내 매수한 뒤, 기존 보유 수량과 증자 때 얻은 주식을 합쳐 모두 165만주를 3천913원에 장내에서 팔았다고 적었습니다.

실현된 차익은 13억 천여만원, 팔지 않았던 주식 7천800만 원어치를 합하면 모두 13억90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추산했습니다.

모친인 최은순씨도 9억원대 차익을 봤다고 추산했습니다.

모녀가 합해 23억원으로 그동안 수익 총액은 공개됐지만 한국거래소의 산출 방식이 알려지는 건 처음입니다.

다만, 법원은 김 여사의 경우 차익 분석을 한 6개 계좌 가운데 3개만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외부 영향도 있어 주가조작의 부당이득은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다고도 봤습니다.

결과서에는 각 거래의 '호가 관여율'도 담겼습니다.

전체 주문에서 시세조종 주문 등이 차지하는 비율로 시세조종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보통 5%를 넘으면 이상거래로 의심하고 수사 의뢰를 하기도 합니다.

김 여사 계좌의 경우 여러 거래에서 호가 관여율이 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11월 18일 종가 시간대 김 여사 계좌의 거래를 두곤 "높은 호가를 제출해 예상 체결가를 높게 형성하는 데 관여했다"고 적었습니다.

검찰은 분석팀과 면담도 했습니다.

면담보고서엔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 씨, 그리고 권오수 전 회장 등이 다른 시세조종 세력들과 통정매매 등의 혐의가 새롭게 의심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이들의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2011년 7월까지 시세조종에 개입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2011년 7월을 언급한 건 이 분석을 시작했을 때를 기준으로 수사할 수 있는 공소시효가 남았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한국거래소가 분석한 결과서 내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건지, 법조팀 여도현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여 기자, 먼저 거래소가 만든 분석 결과서가 어떤 문서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여도현 기자]

이상거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각 거래들을 분석한 겁니다.

그래서 검찰이 수사를 시작할 때 참고하는 핵심 기초자료입니다.

검찰은 결과서를 받은 다음 날인 2020년 11월 4일, 사건을 형사부에서 특수수사를 하는 반부패수사부로 다시 배당했습니다.

[앵커]

결과서에 김건희 여사의 비중이 어느 정도 됩니까?

[여도현 기자]

검찰은 권오수, 김건희, 최은순, 양모 씨, 최모 씨 포함해 8명 분석을 의뢰했다가 계좌 주인 김모 씨 등 12명을 더 의뢰했습니다.

또 거래소가 별도로 살펴본 인물들까지 20명 넘게 이 결과서에 등장합니다.

결과서 본문은 80쪽인데, 이 중에 김건희 여사의 거래에 대한 분석만 20쪽 가까이 되니까, 그중에서도 김 여사 관련 계좌에 집중한 겁니다.

[앵커]

또 '김 여사 계좌의 시세조종이 의심된다' 이렇게도 판단을 했던데, 그 판단 근거는 또 뭡니까?

[여도현 기자]

한국거래소는 호가관여율에 주목했습니다.

호가 관여율은 전체 주문에서 시세조종 주문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가격 형성에 영향을 주는 기준인데요.

그래서 특정 거래의 호가 관여율이 높으면 시세조종으로 의심하기도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5% 이상이면 이상거래로 의심하고 수사의뢰를 하기도 합니다.

[앵커]

5% 이상만 돼도 그렇군요. 혹시 그럼 김 여사 계좌의 호가 관여율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게 있습니까?

[여도현 기자]

네, 몇 가지 대표적으로 보겠습니다.

2010년 11월 3일 모친 최은순 씨와 염모 씨가 판 주식을 김 여사가 살 때 호가관여율이 16.11%입니다.

다음 날 김모 씨와 백모 씨가 판 주식을 김 여사가 사는 과정에서 호가관여율은 21.26%입니다.

[앵커]

모두 5% 이상이군요?

[여도현 기자]

네, 맞습니다. 법원이 공소시효로 인정하지 않은 기간까지 넓히면, 종가를 기준으로는 호가관여율이 64.64%까지 나온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아, 64% 이상도요. 법원이 호가관여율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했는지도 궁금한데, 혹시 이 사건 관련해서 호가관여율에 대해 법원이 판단한 게 있습니까?

[여도현 기자]

2심 전주 손모 씨의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호가 관여율을 언급했는데요.

공소시효 밖인 2010년 10월 8일 거래긴 하지만, 시세조종의 간접 정황이라면서 수치를 언급했습니다.

[앵커]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간접 정황이다' 이렇게 인정을 했다고요?

[여도현 기자]

네, 맞습니다. 당시 손씨 거래를 두고 종가기준 호가관여율일 38.64%라고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오전 거래를 놓고는 7.93%의 호가 관여율을 인용했습니다.

전부 다 한국거래소의 결과서를 토대로 했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또 궁금한 게, 호가관여율이 이렇게 높다는 건 그만큼 의심이 간다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여도현 기자]

맞습니다. 거래소는 다른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가 있었다면 2011년 7월, 그러니까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기간까지 시세조종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계좌가 동원된 것까진 확인이 된 것이고, 주가조작을 알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여서 수사로 풀어야 할 대목입니다.

[앵커]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로 번 차익도 이 결과서에 담았잖아요?

[여도현 기자]

그동안 김 여사 13억9000만원, 모친 최은순 씨가 9억원대, 이렇게 해서 23억원으로 총금액이 알려지긴 했는데요.

어떻게 추산을 한 건지 그 과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건 처음입니다.

6개 계좌를 분석한 결과인데 다만, 법원은 3개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또 외부 요인도 있어서 주가조작의 부당이득을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김건희 여사가 깊숙하게 관여돼 있다는 자료들이 많았는데,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는 올해 7월에서야 이루어진 것 아닙니까?

[여도현 기자]

그렇습니다. 거래소가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놓고 분석을 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전체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꼭 필요했던 겁니다.

그러나 검찰은 거래소가 상세하게 분석한 5명 가운데 3명은 조사를 하거나, 기소하거나 아니면 증인으로라도 법정에 세웠지만 단 2명,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 씨만 3년 반이나 지나서 지난 7월과 9월에야 직접 조사를 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지훈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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