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궁금해] '지뢰밭' 국내증시…개미 피난처는 어디?
조슬기 기자 2023. 3.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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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그간 경영난을 겪어온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요즘 고조되고 있죠. 긴장감이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에 불안한 투자 심리가 더해지면서 주식 투자자들도 심란한 모습입니다. 아마도 요즘 같은 때 어떻게 투자 방향을 잡고 돈을 굴려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일 텐데요.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 확대할지 알 수 없다는 공포가 만연하면서 국내증시도 무겁게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개미들의 움직임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투자자들은 불안한 투자 환경을 탓만 할 게 아니라 지금 어디로 돈이 몰리고 있는지 관련 뉴스를 통해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삼성이 푼 투자 보따리…개미 투자처 급부상
당장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이 불지핀 투자 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로봇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데요. 새해 초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에 한차례 투자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추가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포함해 로보티즈, 에스비비테크, 유일로보틱스, 인탑스 등 로봇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전반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로봇 뿐만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시스템반도체 단지 조성 계획 소식으로 인해 시스템 반도체 관련 회사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는데요. 삼성전자가 오는 2042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5곳에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에 시스템 반도체 관련주도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투자 규모 3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반도체 단지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주식시장에서 새롭게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에스앤에스텍, 가온칩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SFA반도체 등이 주인공입니다.
삼성 계열사도 가세했는데요. 삼성SDS는 지난 15일 국내 1위 구매공급망관리(SRM) 기업 엠로의 지분 33.39%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히며 기업 클라우드 역량을 높일 것임을 예고했고요. 삼성SDI는 전기차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할 것임을 알리는 행보를 보이면서 이수화학, 한농화성 등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인데요. 물론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반등했다는 점에서 추격 매수에 나서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으로 미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의 선별적 투자 접근을 해볼 수 있도록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약세장 불안한 심약개미…원금손실 최소화 방어전략 구축
그럼에도 불안한 대내외 환경으로 투자가 망설여지는 투자자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적극적으로 약세장을 헤쳐 나가는 개미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개미들도 있을 테니까요. 이런 분들은 안전자산으로 돈을 이동시키는 것도 방법인데요.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인 만큼 원금 손실을 최소화한 자산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인데요. 실제로 이러한 움직임은 연초부터 꾸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 수익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채권 투자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나아가 거래 편리성을 도모한 채권형 상장지수펀드 ETF 등으로 시중 자금이 움직이는 현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지난 16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7조2734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1조731억원)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소액으로 채권 투자 효과가 나타나는 ETF 역시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투자금을 흡수 중인데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국내 79개 채권형 ETF에 연초 이후 3조3682억원의 자금이 흘러 들어왔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이 1조원 넘게 줄었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8천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중도해지 시 페널티가 없고 투자 금액의 제한이 없는 점, 만기 기대수익률과 안정적인 이자수익까지 추구할 수 있어 변동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에 정답은 없습니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오히려 지금이 우량 종목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고요.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 자산으로 투자금을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당연합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약세장인 만큼 안전자산 가격도 언제든 빠질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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