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으면서 다이어트?…고정관념 깬 혈당 케어,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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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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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에 3명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밝힌 전세계의 당뇨병 환자 발병률이다. 3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환자는 570만명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고령층만큼 젊은층에서 당뇨진단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고칼로리 음식, 스트레스, 운동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비만에 취약한 시대가 됐고 이것이 원인인 2형 당뇨질환자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를 해결할 다이어트 시장은 해마다 커져 현재 1400조원에 달하나 정작 주변에서 효과를 봤다는 사람은 드물다. AI(인공지능) 기반 혈당측정 솔루션을 개발한 랜식의 양혁용 대표는 이에 대해 "보통의 다이어트 앱(애플리케이션)은 치킨, 빵처럼 음식의 종류를 직접 입력해 넣어 활동량과 비교해 소비한 칼로리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같은 음식도 소스나 조리방식에 따라 열량 차가 크고 기초대사량도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정확한 값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랜식은 최근 12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본엔젤스, 캡스톤파트너스, 인포뱅크, 디캠프 등이 참여했다. 랜식의 사업모델을 보면 팔뚝에 가볍게 붙이는 패치 형식의 연속혈당측정기 센서와 AI 기반 혈당관리 기능을 갖춘 '글루코핏' 앱으로 구성됐다. 이를 연동해 채혈 없이 5분, 15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하며 이렇게 모은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다. 이를테면 맵고 짠 라면을 먹었다면 수분 뒤 '혈당이 100mg/dl 증가하고 2시간 이상 지속되는 혈당스파이크가 발생했다. 지금부터 탄수화물 위주 식품, 당류 음료는 최대한 줄여라'고 안내하는 식이다. 관계자는 "혈당관리의 핵심은 혈당이 급격히 증가하는 혈당스파이크가 언제 생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일이 피를 뽑아 측정하는 기기에선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개발한 AI 알고리즘이 그간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음식을 먹기 전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게 될지 미리 알려주고 '좋은 음식 12가지' '피해야 할 음식 11가지' 식으로 개인화한 식단 반응 리포트도 제공한다. 양 대표는 의사 출신 창업자다. 그는 "혈당은 우리 몸 상태를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라며 "이 수치를 제대로 알면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이끈 윤종일 본엔젤스 파트너는 "랜식은 혈당을 기반으로 다양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혈당측정기는 당뇨환자만 쓰는 것이란 생각을 바꿔놨다"며 "혈당관리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반인도 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글루코핏의 잠재력을 크게 평가했다"고 투자이유를 밝혔다.
이어 "똑같은 음식도 사람마다 혈당반응, 살이 찌는 정도가 다르다"며 "과거라면 단순히 햄버거는 살이 찌는 음식으로 분류해 끊어야 했다면 정확한 혈당측정을 통해 나한테 잘 맞는 것이 확인되면 햄버거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랜식에 따르면 글루코핏 유료서비스는 30여만원인데 1회 이상 재결제하는 비율이 60% 이상이다. 서비스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다. 양 대표는 "현재 글루코핏의 주사용층은 30대 여성으로 단순히 굶어서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은 먹으면서 즐겁고 효율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고객"이라며 "사람들이 애초에 아프지 않게 만드는 것이 글루코핏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헬스장 등 건강센터, 병의원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간 거래(B2B)로 사업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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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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