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표절 소송 반박에 젤다까지 소환 "소니 독점 주장은 모순"

텐센트가 호라이즌 IP 표절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소니의 주장에 강경 반박하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텐센트는 지난 7월 소니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텐센트 및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및 상표권 침해 소송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텐센트는 소니의 소송이 '붉은 머리의 여주인공, 야생의 기계 동물, 포스트 아포칼립스 풍경' 등 비슷한 게임 장르에서 널리 사용되는 관습적 요소를 독점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텐센트는 답변서를 통해 소니의 소송에 대해 수십 개의 다른 게임들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스토리텔링 기법 전체를 독점하려 한다는 주장으로 법원의 소송 기각을 촉구했다. 나아가 소니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와 주장은 그간 '인슬레이브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파 크라이: 프라이멀', '파크라이: 뉴 던', '아우터 와일즈', '바이오뮤턴트' 등 수많은 게임에서 이미 반복적으로 쓰여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호라이즌 제로 던'의 제작 당시 있었던 '인슬레이브드'와의 유사성을 개발진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텐센트는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게릴라의 아트 디렉터 얀 바트 반 빅은 게임 개발 과정 중 먼저 출시된 '인슬레이브드'에서 붉은 머리 여전사, 로봇 괴물, 폐허의 세계를 다뤘지만, 이를 인지했음에도 프로젝트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 호라이즌 제로 던 이전에 출시된 인슬레이브드
과거 얀 바트 반 빅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킬 존 이후 주황색 머리의 여성과 로봇 짐승, 회복 중인 포스트아포칼립스 지구를 다루는 새로운 콘셉트의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0년 10월 '인슬레이브드'가 먼저 출시됐고, 기존 콘셉트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허먼 헐스트 매니징 디렉터(현 SIE 스튜디오 비즈니스 CEO)가 기존 콘셉트로 돌아가 게임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결국 호라이즌 IP 첫 작품인 '호라이즌 제로 던'이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소니의 독창성 주장 자체의 모순을 강조하는 동시에 법적 쟁점을 되짚었다. 소니가 미국에 있는 텐센트 아메리카, 프록시마 베타 US, 텐센트 홀딩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게임은 중국 개발 팀인 폴라리스 퀘스트, 오로라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프록시마 베타가 배급한다. 텐센트는 지주회사일 뿐 게임을 직접 개발하거나 운영하지 않는다며 미국 소송을 위해 현지 법인을 무턱대고 끌어들였다는 설명이다.

라이선스 협상이 있었던 2024년 GDC 미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호라이즌 IP에 대한 협상과 결렬에 대해 미팅에 참여한 건 텐센트 자회사 중 일부며, 협상 외 저작권 침해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게임은 2027년 말에나 출시될 것이며, 현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실제로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도 소니가 소송으로 게임을 문제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 ▲ SIE가 유사성을 주장하며 비교한 게임 요소(좌: 호라이즌 제로 던, 우: 라이트 오브 모티람)
'라이트 오브 모티람'은 지난 2024년 공개된 게임으로 기계 생명체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그린 오픈 월드 생존 게임이다. 소니는 지난 7월 해당 게임이 자사 호라이즌 IP의 저작권과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텐센트 및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약 2주 후 스팀 페이지에는 당초 강조된 붉은 머리의 여성 주인공과 로봇 동물들이 수정되고 미정이던 출시 시기도 2027년 4분기로 결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