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제타’로 이커머스 재정비…물류 판도도 바뀔까

조회 1522025. 4. 4.
롯데마트가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앱 '롯데마트 제타'를 1일 출시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사진 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 애플리케이션 ‘롯데마트 제타’를 선보이며 이커머스를 재정비하고 있다. 유통 경쟁사 신세계그룹이 SSG닷컴과 G마켓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롯데 역시 물류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시너지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4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 롯데마트몰 앱을 업그레이드한 롯데마트 제타를 1일 출시했다. 제타는 인공지능(AI)이 고객의 구매성향, 주기, 선호상품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장바구니를 구성하는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개인화된 상품 추천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제타는 부진을 겪었던 롯데쇼핑 이커머스의 반등을 이룰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2020년 통합 앱 ‘롯데온’이 출범 이후 누적적자 5000억원을 기록하자, 롯데는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e그로서리 사업을 롯데마트로 이관했다. 이에 식료품 부문은 롯데마트 제타가 전담하고, 롯데온은 패션·뷰티 부문을 맡게 됐다.

롯데쇼핑은 이원화된 이커머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첨단 물류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 11월 영국 온라인유통 업체 오카도와 1조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오카도스마트플랫폼(OSP)을 도입해 2030년까지 전국에 6개의 자동화물류센터(CFC)를 세울 계획이다. 식료품 사업에 오카도의 강점을 더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롯데의 이커머스 전략 재편으로 물류자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시너지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업계 전반에서 유통과 물류를 통합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이 CJ그룹과 협력한 후 CJ대한통운은 G마켓과 SSG닷컴의 물류 운영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신세계-CJ 연합이 확대될수록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G마켓이 스마일배송을 CJ대한통운에 전담시키면서 일부 물량을 맡았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최근에는 CJ대한통운이 G마켓에 이어 SSG닷컴의 스타배송과 전국 이마트·트레이더스 매장의 중간물류까지 담당하며 협업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앞둔 만큼 물류 사업의 성장성과 경쟁력을 시장에서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경쟁사의 물류 협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의 강점은 다양한 유통계열사를 가져 내부 협업을 통한 물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등에서 물류 수요가 증가하면 회사의 물동량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마트의 핵심 물류 파트너이자 롯데온 배송 물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그룹 내부 물량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내부거래를 확대하더라도 그룹 전체의 '윈윈'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물량 확대는 하나의 성장전략이 될 수 있지만, 유통사는 경쟁입찰을 거쳐 물류비와 효율성을 최적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롯데 이커머스의 외형 확장뿐 아니라 외부 물량 확보와 자체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