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치아, 젊은층만의 특권 아니다…중장년층에서 주목받는 ‘맞춤형 미백 치료’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치아가 평소보다 어둡거나 누렇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치아 변색은 노화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삶의 질과 대인관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특히 치아 변색은 구강 건강의 지표일 수 있어 전문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과거 젊은 층의 미용 시술로 여겨졌던 치아 미백이 최근에는 중장년층에서 더욱 필요하고, 효과와 만족도가 높은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신수정 강남세브란스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치아 미백 치료를 젊은 층의 미용 시술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중년 이후에서도 색 개선 효과와 만족도가 높은 사례가 적지 않다. 내 나이에 미백 치료가 필요하겠냐고 고민하고 있다면 치과를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치아 색 변화는 노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치아의 겉면은 투명하고 흰 법랑질로 덮여 있으며, 그 안쪽에는 누런색 상아질이 존재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법랑질이 점차 마모되면, 내부의 상아질 색이 비쳐 치아가 누렇거나 어둡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변화를 내인성 변색이라고 한다.

누렇게 변한 치아, 치주질환 신호일 수도
또 다른 치아 변색 원인은 음식과 생활습관이다. 커피, 차, 와인, 김치, 간장, 카레 등 색이 짙은 음식이나 음료를 자주 섭취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경우 치아 착색이 쉽게 나타난다. 이러한 상태를 외인성 착색이라고 한다.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원스톱협진센터 교수는 "치아 변색은 크게 내인성 변색과 외인성 착색으로 나눌 수 있다. 내인성 변색은 노화, 외상, 약물 등에 의해 치아 내부에서 색이 변하는 경우를 말한다. 외인성 착색은 음식물이나 흡연 등으로 치아 표면에 색소가 부착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치아 외상도 변색의 원인이다. 외부 충격으로 치아 내부의 신경(치수)이 손상되거나 괴사하면 특정 치아 한두 개의 색이 점차 회색이나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또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 조직의 변화로 점차 어둡게 변할 수 있다. 노년층에서는 잇몸이 내려가 치근이 노출되면서 치아가 더 누렇게 보이기도 한다. 신수정 교수는 "드물지만 치아가 형성되는 어린 시기에 특정 항생제를 복용한 경우에도 치아가 어둡게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치아 내부의 문제이므로 일반적인 치아 미백 치료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 색이 변하는 것 자체는 질병이 아니며 충치나 치주질환을 직접 유발하지도 않는다. 착색은 주로 색소가 치아 표면에 부착된 상태로, 염증이나 조직 파괴를 동반하는 병적인 변화와는 구분된다. 다만 착색이 잘 나타나는 환경은 구강 질환의 위험 요인과 일부 겹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치아 착색은 치태와 치석이 많은 구강 상태에서 더 쉽게 나타난다. 치태와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색소가 달라붙기 쉬울 뿐 아니라 잇몸 염증과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착색이 심한 경우에는 구강 위생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치태와 치석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면 치은염과 치주염이 발생한다. 치은염은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된 상태를 말하고, 치주염은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진행해 조직 파괴가 동반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정원 교수는 "치은염이나 치주염이 있으면 출혈과 염증으로 구강 환경이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세균 대사산물과 색소 침착이 증가해 치아 표면뿐 아니라 치경부(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와 치근면(치아 뿌리 표면)에서도 착색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치아 착색은 특정 질환의 신호라기보다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구강 건강 상태의 지표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생활치·실활치에 따라 미백 치료 달라
누렇게 변한 치아의 치료로 가장 먼저 고려할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에 붙어있는 치태와 치석, 외인성 착색을 제거해 일정 부분 색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구강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스케일링만으로도 치아가 더 밝고 깨끗해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스케일링은 노화나 내인성 요인으로 변화한 치아 색을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다. 따라서 치아 색 자체를 하얗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추가적인 미백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음식물이나 흡연 등으로 치아 색이 서서히 어두워진 경우에는 치아 표면에 미백제를 적용해 색소를 제거하는 '생활치 미백 치료'가 효과적이다. 생활치는 신경이 살아있는 치아를 의미한다. 치아 미백은 진료실에서 광선을 이용해 1~2시간 동안 미백제를 도포하는 방법과 치아 본을 떠 제작한 개인 맞춤 장치에 미백제를 넣어 일정 기간 착용하는 방식이 있다. 환자의 구강 상태와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주치의가 적절한 미백 방법과 시기, 횟수를 결정한다.
반면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 즉 실활치는 내부 조직 변화 등으로 색이 점차 어두워질 수 있다. 이 경우 치아 내부에 미백제를 적용하는 내부 미백 치료를 통해 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신수정 교수는 "외상으로 신경이 괴사해 치아가 어두워진 경우에는 먼저 근관치료(신경치료)를 시행한 뒤, 치아 내부에 미백제를 넣어 색을 개선하는 '실활치 미백 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노년층에서 잇몸이 후퇴해 치근이 노출된 경우에는 미백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원인 평가와 함께 치주 치료와 구강 위생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 외상이나 신경치료 이후 치아가 회색이나 갈색으로 변했다면 단순 표면 착색이 아니라 치과적 치료가 필요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이정원 교수는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 착색 제거에 효과적이다. 치아 미백 치료는 과산화수소 계열 약제를 이용해 치아 내부 색을 밝게 만드는 방법으로, 외인성 착색과 일부 내인성 변색에 효과가 있다. 다만 개인의 치아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다. 심한 내인성 변색이나 신경치료 후 색 변화가 뚜렷한 경우에는 라미네이트나 크라운 같은 보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운 등 인공 치아는 미백 효과 없어"
치아 미백 치료를 받으면 치아가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한 미백 치료는 치아 구조를 약화시키지 않는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미백 치료 시간을 조절하거나 일정 기간 중단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이정원 교수는 "치아 미백은 일시적인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치과 진단 후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나 심한 잇몸질환 환자는 사전 상담이 필요하다. 또 미백 후 1~2일간은 색이 강한 음식을 피해야 하며, 반복적인 과도한 미백은 법랑질 손상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미백 치료 전에는 치아가 깨끗한 상태여야 한다. 양치가 잘되지 않는 부위를 점검하고 구강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하면 스케일링을 먼저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미백 치료 기간에는 치아가 밝아지는 동시에 색소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따라서 커피나 와인 등 색소가 강한 기호식품 섭취를 줄이고, 특히 흡연자는 치료 전후로 금연하는 것이 권장된다.
앞니 색 변화로 미백 치료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 충치 치료나 크라운 치료를 받은 치아라면 사전에 치과 진료를 받아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충치를 치료하는 재료인 레진이나 크라운은 미백제를 도포해도 색이 밝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보철물과 자연치의 색조가 조화를 이루는지 등을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정원 교수는 "크라운, 라미네이트, 레진 등 인공 재료는 미백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변 자연치만 밝아지면 색 차이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미백 후 보철물의 색상 조정이나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앞니가 자연치가 아니라면 보철 치료를 포함해 미백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아 미백 치료로 치아가 밝아지면 인상이 한층 또렷해 보이고 자신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치아 색이 밝아지더라도 그 효과가 영구적으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색소가 다시 축적되면서 치아는 서서히 어두워질 수 있다.
따라서 밝은 치아 색을 유지하려면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정기적인 미백 치료가 필요하다. 또 일상생활에서 착색을 줄이기 위한 관리도 중요하다. 색소가 강한 음식과 음료 섭취 후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하고, 특히 흡연은 음식보다 훨씬 강한 착색을 유발하므로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정원 교수는 "커피, 홍차, 와인, 콜라, 카레 등 색소가 강한 음식과 음료는 치아 표면에 착색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섭취 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거나 양치하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착색 유발 음식을 장시간 입안에 머금거나 지나치게 자주 섭취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베이킹소다나 레몬즙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은 법랑질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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