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으로 보험비 내고 환급금은 꿀꺽"…요양기관의 실체

박시온 2026. 5. 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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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이 요양기관의 종신보험 부정수급 의혹을 전수조사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과 보험사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와 금감원, 금융위원회는 전국 약 3만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종신보험 가입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도 무분별하게 보험을 인수한 책임이 있다"며 "보험 계약 단계에서 법인이나 대표 명의가 변경됐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GA와 설계사에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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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기관서 종신보험 무더기 팔린 까닭
보험사-GA 책임 공방
요양기관, 보조금으로 보험료 내
해당 대표가 해지환급금 받아
GA "보험사, 문제 계약 걸렀어야"
보험사 "상품 일일이 확인 불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와 금융당국이 요양기관의 종신보험 부정수급 의혹을 전수조사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과 보험사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GA업계는 보험사가 보험 인수 과정에서 문제 있는 계약자를 걸러낼 수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보험사들은 현실적으로 모든 계약을 일일이 들여다보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종신보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만큼 변종 판매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GA업계 “보험사도 책임”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로부터 요양기관 보험가입 내역을 제출받아 1차 자료 취합을 마쳤다. 금감원은 현재 요양기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자료 전달 여부를 협의 중이다. 복지부와 금감원, 금융위원회는 전국 약 3만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종신보험 가입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번 조사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요양기관이 운영자금으로 종신보험료를 낸 뒤 보험계약자를 기관 대표로 변경해 해지환급금을 받았다는 사례가 알려지며 시작됐다. 법인도 종신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사적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세무법인을 겸하는 GA가 컨설팅을 통해 보험을 판매한 사실이 확인됐고, 금감원은 조사 과정에서 불법 영업행위가 드러나면 엄정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GA업계는 GA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GA는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고 보험사는 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를 거치는 만큼 보험사가 가입자를 확인했다면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GA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도 무분별하게 보험을 인수한 책임이 있다”며 “보험 계약 단계에서 법인이나 대표 명의가 변경됐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GA와 설계사에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인 종신보험 부작용만 부각”

보험업계는 현실적으로 모든 보험 계약을 세세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요양기관 자금을 대표가 편취한 사례여서 자금 흐름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계약자를 개인으로 변경하는 것은 보험사 통제권 밖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개별 가입자의 내부 회계 사정이나 자금 유용 의도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법인 종신보험 가입의 부작용만 부각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인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비하는 게 법인 종신보험 가입의 목적 중 하나여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종신보험 목적과 맞지 않게 컨설팅 형식으로 판매한 점은 분명 문제”라며 “절세나 저축 수단처럼 판매하는 것을 보험사가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종신보험은 거액의 보험금을 유족에게 지급한다는 점에서 한때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고령 인구 증가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가 판매한 종신보험 신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7.7% 감소한 200만3671건에 그쳤다. 반면 전국 요양기관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에 따르면 전국 요양시설은 2022년 2만7485곳에서 매년 늘어 3만 곳에 육박한다.

GA 차원의 종신보험 불완전 판매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금감원이 공개한 민원 사례에는 ‘제빵 일일강좌’에서 종신보험을 판매한 사례도 포함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책임론도 충분히 납득되는 부분”이라면서도 “보험사는 2차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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