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디자인 속에 담긴 강력한 사운드
Bluesound
Powernode Edge
이거 웃기네. 저도 모르게 무심코 그런 소리가 나왔다. 처음 보기에는 도저히 인티앰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것도 네트워크 스트리밍 제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체구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냥 소형 D/A 컨버터 한 기종인가 싶었는데 이 스트리밍 앰프로 소리를 울리자마자 정신이 번쩍 났다. 잘못 들었나 싶어서, 혹시 다른 기기를 연결해 놓은 것 아닌가, 퍼뜩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까. 블루사운드의 파워노드 에지는 들을수록 깜찍하기 짝이 없다. 도저히 이런 체구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것도 감도가 90dB이 넘어가는 유연한 스피커가 아니라 84dB밖에 안 되는 B&W 707 S3을 물려 놓았다. 보통 100W 정도의 앰프에서 적합한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인데 시청기는 클래스D 40W 출력에 불과하다.
사진이 아니라 실물을 보더라도 우선 누구라도 그 크기에 놀라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겨울철 파카 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있는 사이즈이며, 그냥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몇 번이고 그냥 서류 봉투에 담아 그냥 집으로 가지고 갈까 그런 충동을 받았다.
이 제품을 만든 블루사운드라는 제작사는 캐나다에 있다. 새삼 캐나다 오디오 수준의 놀라움을 절감하게 된다. 대체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소리를 내준다면 가격이 이보다 100배 높은 제품들은 어떤 소리를 내줘야 한단 말인가. 캐나다 브랜드인 블루사운드는 모든 공간에 맞게 디자인되어 조화를 이루면서도 풍부한 스트리밍 연결과 뛰어난 음질을 제공하는 현대적인 박스를 만드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다. 이미 시청기가 첫 제품이 아니고 여러 유사한 기종을 발표한 바가 있다. 이제 이 최신작 파워노드 에지는 순조롭게 항해가 예상된다. 안 그런다면 오디오 제품 사용자들은 눈이 먼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아도 싸다! 내 소회이다.
이 제작사의 제품은 국내에서도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노드와 네트워트 앰프인 파워노드가 유명한데, 파워노드는 2012년에 첫 등장했고 그 첫 기종의 기반 위에 여러 가지의 개선을 가한 3세대 모델이 나왔다. 그리고 그 하위 모델로 본 시청기인 파워노드 에지가 등장했다. 두 모델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파워노드의 2층 모양과는 다르게 파워노드 에지는 단층으로 되어 있고 초소형으로 작아졌다. 그런데도 성능은 대등하게 탄탄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다른 제조사의 올인원 시스템과 비교해 보면 크기에서 그야말로 벽시계와 손목시계 정도의 차이이다. 미니멀의 왕국 일본에서도 이런 초소형 제품을 만든 적이 없다. 세계적으로 이민 가서 살고 싶은 국가의 선두로 캐나다가 꼽힌다는 최근 조사가 나왔다고 하는데, 오디오 제품만을 봐도 역시 캐나다는 대단하다. 더구나 이 가격대라니. 중국의 알리, 테무의 저가품 공세도 이렇게 나오지는 못한다.
파워노드 에지는 초소형이면서도 깨끗하고 깔끔하기 짝이 없다. 작은 방의 어디에나 놓을 수 있는 크기이며 데스크톱, TV 스탠드 위 등 어디에도 놓을 수 있다. 지금까지 괜찮은 오디오 시스템을 들여놓지 않은 이유가 공간 부족이었다면 시청기는 그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작은 책장 안에도 그냥 집어넣을 수가 있다. 이 작은 제품에 작은 스피커만 연결하면 되므로 이제 1인 가구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고, 트로트 외에는 음악에 관심이 없는 세력 등에게도 강력하게 권장할 수 있는 제품 아니겠는가. 게다가 HDMI eARC 입력도 있어 TV 사운드를 더 좋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뭐 이런 크기, 이런 가격대 제품이라면 그저 그런 소리가 나오겠지 하는 그런 얕잡아 보는 인식도 즉시 없애 줄 수 있는 기종이기도 하다. 한 외국 사이트에서 시청기를 강평해 놓은 것이 있다. 장점으로 크고 깨끗하고 강력한 사운드, 초소형 디자인, 뛰어난 스트리밍 기능을 꼽고 있고, 단점으로는 헤드폰 포트가 없고, 사운드에 미묘한 뉘앙스, 역동성 및 강렬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인데, 상투적인 평가에 속한다. 어떤 수천만원대 제품에도 단점은 붙어 다니는 것이니까. 그리고 미국의 유명 전문지에서 별 5개를 부여한 바가 있다. 이 제품의 장래가 더욱 흥미진진하다. 매력적인 경쟁자들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 신선한 경쟁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시청실에서 이보다 몇 곱절 더 비싼 제품과 비교 시청을 해 봤는데 소리가 조금 더 단단하고 명확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끈기도 있어서 현 독주곡의 뒷마무리에서 쾌감의 맛을 느낄 수도 있으며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 시작되면 첫 음부터 마치 잘 드는 칼로 살점을 쓰윽 저미는 촉감이 역력하다. 파고들어 온다는 뜻을 손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스위스군의 행군 부분에서는 해상도가 웬만해서는 소리가 뭉개지기도 하는데, 물론 스피커의 영향도 있겠지만 전혀 뭉개진다는 느낌이 없다. 청량함, 매끈함, 펀치력 등에서 마치 가격의 파괴를 보여 주는 듯하며 마스네 타이스의 명상에서도 감탄이 인다.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글 | 김남
수입원 (주)소리샵 (02)3272-8584
가격 10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