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열풍에도…학생들 책 안읽고 문해력 뚝뚝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한국 학생들의 독서량은 줄고 문해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로 편하게 지식을 습득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지면서 책 읽기를 꺼리는 만큼 독서와 문해력 강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한 명이 1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은 17.2권으로 2014년 21.9권에서 21.5%나 줄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학교 도서관의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39.9권으로, 2014년 25.7권보다 55.3%나 늘었습니다.

학생 1인당 학교 도서관 자료 구입비 역시 같은 기간 2만657원에서 3만4407원으로 66.7% 증가했고, 국공립학교 사서 교사는 519명에서 1570명으로 3배 늘었습니다.

학교의 도서관 시설과 독서 환경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도서관 책 대출은 줄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도서관 대출 감소 배경엔 SNS 이용과 디지털 매체 사용이 꼽힙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손쉽게 지식·정보를 습득하면서 독서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만 e북(전자책)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이용해 책을 읽는 학생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학생들의 연간 독서량은 2023년 34권으로 2013년 39.5권 대비 13.9% 감소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생의 비율 역시 2019년 43.7%에서 2021년 40%, 2023년 39.6%로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독서량이 줄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근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절반에 가까운 48.2%였다. ‘31% 이상’이란 답변도 19.5%였습니다.

교원들은 수업을 진행하며 문해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웃지 못할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사건의 시발점(始發點)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느냐’고 따져 묻거나, 두발 자유화 토론에서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고 하거나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학생들의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문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이번 노벨상 수상이 독서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