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한국 소비자 절반이 쓰게 만들 것”…해외배송도 5일이면 된다는 이 회사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9. 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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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 항저우 본사서 목표 공개
내년초 물류센터 건립 본격화
이용자 1700만명까지 확대
이달 말 역직구 플랫폼 가동
‘칸막이 대신 통로’. 캠퍼스 중앙을 둘러싼 7개 건물은 하나의 통로로 연결돼 있다. ‘알리 서클’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은 800m 길이의 길을 통해 각각의 이커머스 계열사 직원들은 건물과 건물을 이동한다. 카페·과일가게·미용실도 알리 서클에 문을 열었다. 알리 서클은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따로 때론 하나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나가는 알리바바그룹만의 독특한 진출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건물 간 통로인 ‘알리 써클’에 있는 직원 대상 과일 가게. 이효석 기자
이곳은 논란 속에서도 국내에서 월간이용자(MAU) 수 기준 이커머스 플랫폼 2위로 떠오른 알리익스프레스의 근무공간이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는 알비바바그룹의 본사인 시시캠퍼스 내 C구역엔 알리를 비롯해 그룹 지주사인 알리바바홀딩스와 기업 간 거래(B2B)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닷컴 등 주력 계열사가 둥지를 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찾은 C구역은 시시캠퍼스 가운데 가장 최근인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5년의 공사 기간에 67억위안(약 1조2633억원)이 투입된 곳이다. 98만㎡ 넓이에 7개 건물이 육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근무 인원은 3만명으로 시시캠퍼스 전체(4만명)의 75%를 차지한다. C구역 이커머스 계열사들은 지난 4년간 한국 상품 34조원어치를 해외로 수출했다고 한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시시캠퍼스. [사진 출처 = 알리바바]
전날(3일) 중국 항저우시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알리가 이르면 2027년 내 한국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갖게 될 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3∼5년 내 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의 절반 이상이 알리를 이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알리는 목표 달성의 핵심 키워드로 ‘만능 알리’와 ‘항상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이 두 키워드는 해외직구 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상품까지도 소비자들이 항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3일 알리바바그룹 시시캠퍼스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다. 이효석 기자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이용자 수는 907만명으로 쿠팡(3138만4746명) 이어 2위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약 340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알리의 목표는 2027년 이후엔 이 중 절반인 1700만명을 고객을 알리 이용자로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알리는 직구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달 말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사업도 시작한다. 오는 25일 역직구 플랫폼을 새로 출범하면서 셀러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셀러의 제품을 티몰,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 소비자에 판매해왔다. 라자다를 통해선 동남아에 한국 제품을 팔았다. 회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34조3000억원에 달하는 한국 상품이 알리바바그룹의 여러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수출됐다.

레이 장 대표는 “알리가 한국의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다른 점은 전 세계 18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을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가 한국에 새로 구축하기로 한 물류센터는 역직구 사업을 포괄하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는 애초 연내 국내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기로 하고 우리 정부에 이런 계획을 알렸지만,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서 아직 후보지를 물색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레이 장 대표는 “물류센터가 직구와 역직구, 한국 내 배송까지 모든 물류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부지 선택, 건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물류센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 한국의 파트너사와 협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항저우는 알리바바 글로벌 물류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같은날(3일) 방문한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의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5일 배송으로 대변되는 국제 배송에 특화된 플랫폼을 자랑한다. 이곳에 모인 상품은 미주와 유럽, 중동 등으로 배송된다. 지난해 10월 공식 가동된 이 물류센터는 축구장 1.4배 크기인 면적 1만70㎡에 160만개의 국제특송 화물 저장 공간과 하루 최대 40만건의 주문 처리 능력을 갖췄다. 차이냐오의 하루 국제특송 처리 물량의 12분의 1을 담당한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있는 차이냐오의 항저우 DLJ 물류센터 . [사진 출처 = 알리바바]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수령, 보관, 분류, 발송의 네 가지 단계로 나뉘어 운영된다. 소비자가 알리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셀러가 주문 물건을 포장해 물류센터로 보낸다. 셀러가 보낸 상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물류센터 내부로 이동한다. 무선주파수식별(RFID) 카드가 배송 정보를 인식한 후 보관된다.

특히 이곳이 자랑하는 건 분류 단계에서 가동되는 일명 ‘번개분류시스템’이다. 번개분류시스템은 한 소비자가 여러 판매자 상품을 주문할 시 합포장하는 자동화 기기다. 기기는 포대 자루에 담긴 물건들이 들어오면 배송 정보 등을 자동 스캔·인식한 후 각각의 개별 고객별로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다. 같은 소비자의 복수 주문이 많은 알리 물류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해외에 거주하는 소비자가 10달러(약 1만3400원)를 내면 5일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자 물류 솔루션의 혁신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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