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주주에 손 벌린 휴림에이텍…재무 정상화 총력

/사진 제공=휴림에이텍

자동차 내장재 제조 기업 휴림에이텍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연이어 추진한다. 장부상 결손은 감자로 털어내고 실제 현금은 유증으로 채우겠다는 셈법이다. 최근 실적 둔화와 금융비용 부담이 겹친 만큼, 이번 자금 조달은 외형 확장과 함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림에이텍은 최근 23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3915원으로 보통주 600만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신주는 감자 후 기준 주식 수인 849만3692주의 70.6%에 해당한다. 최종 발행가액은 6월12일 확정될 예정이다.

회사는 유증에 앞서 10대 1 비율의 무상감자도 진행한다.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으로 감자 비율은 90%다. 감자가 진행되면 휴림에이텍의 발행주식 수는 기존 8493만6926주에서 849만3692주로 줄고 자본금은 425억원에서 42억원으로 감소한다.

이번 감자와 유증은 회사의 설비 투자와 함께 재무 부담의 완화를 목표로 한다. 휴림에이텍은 유증으로 조달한 금액 중 55억원을 운영 자금, 80억원을 시설 자금, 나머지 1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감자를 통한 결손금 보전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한다.

휴림에이텍의 연간 현금및현금성자산과 유동비율 추이. 회사는 최근 유동비율이 감소해 단기 지급여력이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이동현 기자

휴림에이텍이 자금 조달을 결정한 배경에는 실적 둔화로 인해 빠듯해진 유동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79.3% 줄었다. 순손실 또한 71억원으로 전년 46억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전년도 대비 일시불 금형 매출이 감소해 전체 매출이 줄었다"며 "영업이익 또한 매출 감소와 판관비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순손실의 악화에는 전환사채와 관련한 금융비용 부담이 있었다. 휴림에이텍에 따르면 전환사채 관련 이자비용과 파생상품평가손실의 증가로 금융비용이 확대됐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번 유증 자금 중 100억원을 채무 상환에 배정한 것도 이런 금융 부담을 낮추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단기 상환 부담은 부채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휴림에이텍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성전환사채는 104억원, 유동파생상품부채는 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유동부채의 70%를 웃도는 수준으로 단기 부채 부담의 상당 부분이 전환사채와 파생상품 관련 항목에 집중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100만원의 순유출을 기록해 자체 현금창출력만으로 유동성 압박을 풀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 여력도 넉넉치 않다. 같은 기간 휴림에이텍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억원으로 2024년 말(44억원) 대비 61.4% 감소했다. 동시에 유동자산은 179억원, 유동부채는 270억원으로 66.4%의 유동비율을 기록해 전년 동기(166.2%) 대비 단기 지급여력이 큰 폭으로 약화됐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자금 투입을 전제로 한다. 휴림에이텍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기존 주주가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특히 신주 발행 규모가 감자 후 기준 발행주식 수의 70.6%에 달해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에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블로터>는 유증 후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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