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친구 모임이라고 해서 언제나 편한 것은 아닙니다. 젊을 때는 웃어넘겼던 말도 60대가 넘어가면 유난히 피곤하게 느껴지고, 어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날에는 괜히 하루 종일 마음이 찜찜하기도 합니다.
돈 자랑이나 자식 자랑은 잠깐 참고 들으면 끝나지만 사람의 기분을 계속 갉아먹는 행동은 따로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이 슬그머니 피하게 되는 사람에게는 의외로 비슷한 특징이 있습니다.

3위. 모임에 없는 친구 이야기만 하는 사람
누군가 자리를 비우기만 하면 그 사람의 집안 사정부터 자식 문제까지 꺼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듣는 사람도 불편해집니다. 오늘 없는 친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모임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그 친구 앞에서 속마음을 말하지 않게 되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숨기기 시작합니다. 친구 사이의 친밀함은 얼마나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들은 이야기를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주느냐에서 만들어집니다.

2위. 무슨 말을 해도 결국 자기 이야기로 돌리는 사람
친구가 몸이 아팠다고 하면 자신이 더 크게 아팠던 이야기를 하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자신이 갔던 더 좋은 여행지를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힘든 일을 털어놓아도 잠깐 듣다가 결국 자신의 경험담으로 대화의 중심을 가져옵니다.
본인은 공감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에게는 내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좋은 대화에는 말을 잘하는 능력보다 상대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내어주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래 만나고 싶은 친구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보다 자신의 말을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1위. 친구의 불행을 은근히 즐기는 사람
가장 멀리하고 싶은 친구는 좋은 일이 생겼을 때보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입니다. 사업이 어렵다거나 자식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세한 사정을 계속 캐묻지만 정작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집을 샀다고 하면 대출부터 묻고 자식이 잘됐다고 하면 오래가지 않을 것처럼 흠을 찾습니다. 겉으로는 걱정해주는 말처럼 들리지만 대화를 마치고 나면 축하받았다는 느낌보다 괜히 좋은 이야기를 했다는 후회가 남습니다.
친구 관계가 오래됐다는 사실이 이런 감정을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30년을 알고 지냈어도 내 실패에는 생기가 돌고 내 행복에는 표정이 굳는 사람이라면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짜 친구는 어려울 때 위로해주는 것만큼 잘됐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내 좋은 소식을 안심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느냐는 것입니다.

돈 자랑은 듣기 싫으면 화제를 바꾸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친구의 불행에서 은근한 만족을 얻는 사람은 관계 자체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노년의 친구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인맥이 아니라 서로의 좋은 일을 질투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내가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주는 친구도 귀하지만, 내가 잘됐을 때 진심으로 박수쳐주는 친구는 더욱 귀합니다. 그런 사람이 몇 명만 곁에 있어도 노년의 인간관계는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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