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소비자물가 6.0% 상승 … 1년 반만에 최소폭

시장 전망과 일치
내주 FOMC 금리결정 촉각
베이비스텝 전망 우세 속
"금리 인하해야" 목소리도

◆ SVB 파산 후폭풍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달보다 오름폭이 줄면서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4일 미국 노동부는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6%)에 부합하는 상승률로, 지난 1월 상승률인 6.4%보다 상승세가 완만했다. CPI는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이후 8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되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2월 물가상승률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는 크게 웃돌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5.5%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다만 2월 근원 CPI는 1월보다는 0.5% 올라 전망치(0.4%)보다 소폭 높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6월 고점보다는 낮아졌지만 완고하게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약간의 냉각 징후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경제학자들은 15일 발표되는 2월 소매지출 역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WSJ는 전했다.

전망치에 부합하는 CPI에 물가상승률 둔화 조짐을 읽은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미국 주식선물은 CPI 발표 직후 1% 상승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날 62% 하락한 후 다시 50% 가까이 회복했다.

뉴욕타임스는 SVB발 파산으로 오는 22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연준의 행보가 복잡해졌다면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금리 변동폭을 하향 조정했고, 일부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 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예상보다 큰 금리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4%(14일 오전 3시 기준)라고 내다봤다.

[이유진 기자 /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