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시장도 당황'…흑자 자회사와 개별 실적 엇박

/사진 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익 규모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이날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이익 개선의 주된 배경이 자회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작 현대제철 개별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회에 참석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실적이 더 부진한 배경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24일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9456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 당기순이익 3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6.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4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였다가 3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당초 시장의 컨센서스 역시 900억원 내외였지만 실제 실적은 이를 웃돌았다.

박홍 재무실장(상무)은 "전분기 노조 파업 영향으로 감소했던 생산량이 회복되고 판매량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원가 하락까지 이어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중에선 북미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기 직전 거치는 가공센터가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이 밖에 조선사에 철강재를 납품하는 현대아이에프씨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의 깜짝 선방과 달리 현대제철 개별 실적은 1분기 영업손실액 561억원에서 2분기 75억원으로 적자 폭을 일부 줄이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3.4%, 올해 1분기 -1.3%, 2분기 -0.2%로 3개 분기 연속 손익분기점(BEP)을 넘기지 못했다.

현대제철 개별 기준 영업이익. /자료 제공=현대제철

실적 발표에 참석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역시 당황한 분위기였다. 한 참석자는 "시장도 이런 실적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적자의 배경을 따져 물었다.

김광평 재경본부장은 "스프레드가 톤당 1만2000원 하락했으며 판가에서 톤당 7만원, 재료비 쪽에서 톤당 5만8000원 정도 떨어진 상태"라며 "제품 판가는 제일 낮은 상태에서 유지되는 상태이며 이로 인해 600억원 정도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조선사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판재류 매출이 전 분기 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한 반면 건설사에서 사용하는 봉형강 매출은 8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제철은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께 봉형강 시황이 회복 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정부의 SOC 관련 정책 등 부양 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부터 봉형강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기준 수요는 작년 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은 본업 체력이 약화된 가운데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와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 180만톤, 일반강 90만톤 등 연간 총 270만톤 규모의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거점이다. 주요 수요처는 현대·기아차로 현대차그룹 차원의 전략적 투자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철강 경쟁사인 포스코홀딩스가 투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의 동맹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현지 법인이 포스코홀딩스, 현대차그룹, 그 외 전략적 투자자(SI) 등 여러 투자사의 자금을 섞은 조인트벤처(JV)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설립을 완료한 현지 법인은 현대제철이 단독 투자했다. 이는 아직 투자사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상건 전략기획본부장은 "연내 각 투자사가 지분을 얼마 투자할 지 협의가 완료될 것"이라며 "7월 말까지 부지 조성을 위한 조사를 마친 뒤 8월 설비 구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현재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제고와 미국 투자 등으로 자금이 소요될 것을 감안한 조치다. 현재 현대아이에프씨, 현대스틸파이프 등이 매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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