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재료 사서 만들면 1인분 8000원...재료비 작년보다 7.5% 떨어져

초복 앞두고 유명식당, 1인분 최고 2만원
공급 늘려 영계 가격↓…초복 삼계탕 재료비 2018년 조사 이래 첫 하락
"전체 육계 1억 마리 달해…최근 호우 폐사 영향 미미"

영계 가격이 내리면서 오는 15일 초복을 앞두고서도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삼계탕 재료비가 작년보다 7.5% 떨어졌다.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직접 삼계탕을 만들어 먹는 비용은 1인분 기준 8000∼1만원으로 유명 삼계탕 식당에서 외식(1만7000∼2만원)할 때의 절반 수준이다.

삼계탕. / wikimedia commons

최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닭 70만 마리 이상이 폐사해 가격 상승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전체 육계(고기용)에서 폐사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14일 영계와 수삼·찹쌀·마늘·밤·대파·육수용 약재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물가정보가 매년 초복 일주일 조사하는 전 재료비 시세에 따르면 전통시장 기준 영계 네 마리와 수삼 네 뿌리, 찹쌀 네컵 등 삼계탕 4인분 요리 기준 재료비는 3만2260원이다. 이를 1인분으로 환산하면 8000원이다.

이 가격은 5년 전 대비 26.3% 오른 수치다. 하지만, 작년 3만4860원에 비하면 7.5%(2600원) 저렴하다. 초복 삼계탕 재료비가 하락한 것은 2018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총재료비가 내린 것은 삼계탕용 영계 가격 하락 덕분이다.

전통시장에서 구매 시 영계 네 마리(2㎏) 가격은 지난해 1만9200원에서 올해 1만6원으로 16.7%(3200원) 하락했다. 삼계탕에는 주로 5∼6호(500∼600g대) 닭을 사용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체 육계 1㎏당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7.2% 내린 5988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급 확대와 정부 납품단가 지원 영향으로 삼계탕용 닭고기의 이달 상순 도매가격이 마리당 2813원으로 1년 전보다 19.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사료비 등 사육비 자체는 상승 추세지만 육계 농가에서 복날을 맞아 공급량을 최대 15%쯤 늘려 삼계탕용 영계 (소비자) 가격이 작년 7월 초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지난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2008년 이후 가장 적었고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계탕 재료 가운데 찹쌀과 대파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으로 작년보다 각각 12.5%, 25.0% 올랐다.

찹쌀은 추수철인 가을이 오기까지 재고량이 줄고 대파는 최근 무더위와 잦은 비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다. 7개 재료 중 나머지 4개 품목 가격은 작년과 같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삼계탕 재료를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은 4인분 기준으로 각각 4만2150원, 4만3360원이다.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살 때보다 슈퍼마켓은 30.7%, 대형마트는 34.4% 각각 비싸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 삼계탕 재료 구매 시 행사카드 할인 등을 적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 외식 가격은 지난달 평균 1만6885원이다. 삼계탕 유명식당 중 원조호수삼계탕과 논현삼계탕은 1만8000원, 토속촌과 고려삼계탕은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