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전 탄수화물·커피 섭취, 운동 효과 높인다[수피의 헬스 가이드]
운동은 그 자체로도 도움이 되지만 최적의 식단과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영양 공급이 더해지면 운동을 더 잘하게 자극할 수 있고, 운동 후 회복이나 근육의 생성을 촉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운동 전 무얼 어떻게 먹어야 힘든 운동의 효과를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지 알아보자.
운동 전 먹는 음식은 에너지 보충이 첫 번째 목적이다. 체력향상, 근육발달이 주목적이라면 운동 전 제일 중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운동 전 한두 시간 내에 먹는 탄수화물은 바로 몸에서 연료가 될 수 있다. 반면 지방은 태워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한 대사과정도 필요하다보니 직접적으로 운동능력을 높이는 효과는 적다. 등산을 가는 사람들이 바나나나 떡, 김밥 등을 챙겨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밥이나 빵 같은 소화 잘되는 녹말 성분도 좋고, 바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면 주스 같은 액상도 무방하다. 운동과의 시차를 얼마나 둘지는 소화 능력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인 경우라면 덩어리진 음식은 속이 더부룩할 수 있으니 최소 한 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게 좋고, 액상 탄수화물은 운동 직전에 마셔도 된다. 탄산음료는 배 속의 가스 때문에 운동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금물이다. 과일이나 채소처럼 섬유소가 많은 음식도 운동 중 속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비만해서 살을 빼려는 사람이라면 일단은 공복으로 운동하는 편을 권한다. 당뇨 등으로 혈당이 불안정하거나 혹은 공복에 운동하면 머리가 핑핑 돌고 버티기 힘들 정도라면 몰라도 건강한 비만인은 공복에 운동해도 크게 잃을 게 없으니 굳이 열량을 더할 필요는 없다.
한편 탄수화물 외에 운동 능력을 높이기 위해 소위 ‘부스터’ 성분을 먹기도 한다. 대표적인 부스터 성분은 카페인인데, 운동을 시작하기 30여분 전 진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 된다. 카페인은 주로 달리기나 사이클 같은 유산소운동 능력을 높여주고, 에너지도 더 태우게 한다. 근력운동에도 도움은 되지면 효과는 약한 편이다. 비타민 B군도 약간의 부스팅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운동능력으로 한정하면 카페인이 가장 강력하다.
다만 카페인은 사람에 따라서는 잠만 방해하고 운동 능력에는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는 카페인을 대사하는 효소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본인이 카페인에 별 효과를 못 본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다른 성분을 찾아보자.
시중에는 운동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기성품 부스터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핵심은 카페인이고 나머지 성분은 대부분 곁가지다. 약국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다 아는 자양강장제도 카페인과 타우린, 비타민 B군 같은 부스팅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부스터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외려 더 낫기도 하다.
카페인이 유산소운동에서 마법의 포션이라면, 근력운동에서 마법의 포션은 크레아틴이다. 크레아틴은 카페인처럼 먹는다고 바로 힘이 세지는 게 아니고 일주일에서 열흘 이상 꾸준히 먹었을 때 몸에 축적되어 비로소 효과를 보이는데, 같은 무게도 몇번 더 들게 해준다. 크레아틴은 하루에 3~5g을 꾸준히 먹는데, 근육에 물과 함께 축적되면서 근육량이 1~2㎏ 이상 늘기도 한다. 기분은 좋겠지만 섭취를 중단하면 빠지므로 실제 근육이 늘어난 건 아니다. 한편 인구의 20~30% 정도는 크레아틴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 소위 ‘무반응군’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런 성분들은 심장이나 신장, 간 등에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는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내 몸의 문제인 만큼, 혹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사전에 담당 의사와 미리 상의한 후 사용하는 게 좋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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