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식구가 되어 처음 RSU를 받아 봅니다. 그 전에는 이런 제도가 없었죠" 한화오션의 한 직원은 대조우조선해양 시절의 성과급 체계와 현재를 비교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실적 개선에 따른 추가 주식 지급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화그룹은 2024년부터 팀장급 직원에게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Restricted Stock Unit) 주식을 지급하고 있다. 당초 임원에게만 적용해온 보상안인데 사기를 끌어올리려면 직원에게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부여된 보상 체계는 일반적인 RSU가 아닌 '리더인센티브'로 불린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등 5개 계열사에 시범적으로 도입됐다. 2년이 지난 현재 이 중 보상안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단연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스탭 조직만 4000여명에 달하고 조선소 생산직까지 포함할 경우 1만여명에 이른다. 그룹 내 전 계열사를 통틀어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실제로 첫 제도 적용 당시 회사는 직원 3044명에게 RSU를 부여했다. 작년에는 1000여 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아, 부여 대상 직원 수는 4862명으로 늘었다. 이와 달리 작년 기준 등기이사를 포함한 임원 중에서는 142명에게만 보상 주식이 돌아갔다.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에는 없던 보상 체계라는 점에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체감도가 훨씬 다르다는 평가다. 산업은행의 지배를 받던 당시 한화오션은 일정 수준의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만 연봉의 일정 비율을 곱해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다만 매년 현금으로만 지급된 것은 아니며 주식으로 지급된 적도 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재직했던 한 직원은 "재정이 어려워 주식으로 지급했던 것이라 지금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그마저도 구조조정 여파로 10년 가까이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말 누적 한화오션이 직원들에게 부여한 RSU 수량은 총 144만7171주이며 이 중에서 실제 주식으로 받는 주식결제형이 87만6162주이며 나머지 57만1009주는 당시 주가 기준으로 환산해 현금으로 받는 현금결제형이다. 주식결제형 87만6162주는 가득 시점부터 직원 개인의 의사에 따라 매도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올해 부여분은 지난해 실적과 연동해 정해진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한화오션은 저가 수주분을 조기에 소진하는 한편 고선가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한화오션은 2024년 영업이익 2379억원을 실현하며 흑자 전환했다. 아울러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이익은 1조285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회사 안팎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상당 수준의 RSU가 지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RSU 제도를 설계할 때 직원과 임원의 가득 시점을 다르게 설정해뒀다. 대표이사급은 주식 부여 후 10년 뒤부터 본인 소유의 주식이 된다. 그 전까지는 사실상 실체가 없는 보상안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반면 직원은 부여 후 3년 뒤부터 지급이 확정된다. 예를 들어 한화오션 직원 A가 2024년 12월 RSU 적용 대상이 됐다면 2027년 12월부터 실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12월부터 주가에 따라 차익 실현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직원들도 이르면 내년부터 RSU를 현금화할 수 있다. 내년에는 각 회사별 주가에 따라 직원들의 표정이 엇갈리겠지만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최근 주가가 우상향한 방산 계열사 직원들의 기대감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 298명에게 RSU를 부여했고 한화시스템은 363명을 대상자로 꼽았다. 만약 이들이 그 사이 퇴사만 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 실제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SU의 경우 1주당 내재가치는 2024년 말 32만6500원에서 작년 3분기 말 110만7000원으로 뛰었다. 아울러 현재 시세는 120만원을 웃돈다. 한화시스템도 2년전 주가가 2만원대 수준이었지만 현재 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 방산 계열사 직원은 "주가가 시쳇말로 떡상했기 때문에 현금보다 RSU 주식으로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가득 시점이 임원보다 더 빠르다는 점도 직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귀띔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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