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 방위산업의 야심작 KF-21이 흥미로운 발전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단순한 전투기 한 종이 아닌, 무려 세 가지 다른 버전으로 발전하며 국내 방위는 물론 세계 시장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서해 상공에서 미티어 미사일 실사격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KF-21은 이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본형에서 세 가지 버전으로 확장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발표에 따르면, KF-21 보라매는 앞으로 세 가지 다른 버전으로 발전할 예정입니다.
기본형에 더해 전자전에 특화된 'KF-21 EA',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 'KF-21 EX', 그리고 해외 판매를 위한 맞춤형 'KF-21 SA'가 그것입니다.
현재 시험비행 중인 기본형 KF-21은 F-16보다 강력하지만 F-35보다는 한 단계 낮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됩니다.
기본형은 2026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 한국 공군의 노후화된 F-4와 F-5 전투기를 대체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방위산업 당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발전 버전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F-21 EX, 5세대 전투기 수준으로 도약
가장 주목받는 버전은 단연 'KF-21 EX'입니다.

한때 'KF-21 블록3'이라는 작업명으로 개발되던 이 업그레이드 모델은 현재의 4.5세대 KF-21을 넘어 진정한 5세대 전투기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버전의 핵심은 바로 '내부 무장창(IWB, Internal Weapon Bay)'입니다.
기존 전투기들은 미사일이나 폭탄을 날개나 동체 외부에 매달아 운반했는데, 이렇게 하면 레이더에 쉽게 발각됩니다.
내부 무장창은 미사일을 전투기 몸체 안에 숨겨두는 기술로, 스텔스 성능을 대폭 향상시킵니다.
세계적으로도 내부 무장창 기술은 미국의 F-22와 F-35, 중국의 J-20, 러시아의 Su-57 정도만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KF-21에 적용하면 한국의 전투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중요한 이정표가 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KF-21의 내부 구조를 대폭 개조할 계획입니다.
현재 기체 측면에 있는 기관포의 위치를 바꾸고, 반 매립식으로 되어있는 무장 장착대를 완전히 내부로 숨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내부 무장창에는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4발 또는 소형 스마트 폭탄 8발을 실을 수 있게 됩니다.

미티어 미사일은 무려 200km까지 날아가 적기를 추적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한국 공군의 공대공 전투 교리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입니다.
이 미사일이 내부 무장창에 탑재되면 적에게 발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현재 KF-21의 기체 외부에 부착된 표적획득장비(EOTS)도 내부로 숨길 예정입니다.
이 장비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데, 외부에 돌출되어 있으면 스텔스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내부화하면 레이더 반사면적(RCS)이 더욱 줄어들어 적의 레이더에 잡힐 확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더불어 전투기의 '두뇌'인 능동 전자주사 레이더(AESA)와 자체방어 전자전 장비(EW Suite)도 크게 업그레이드됩니다.

현재 KF-21에 탑재된 AESA 레이더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지만, KF-21 EX에서는 더 많은 송수신 모듈과 개선된 소프트웨어로 탐지 거리와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입니다.
가장 미래지향적인 기능은 KF-21 EX가 다른 무인전투기들과 협업하는 시스템입니다.
KAI가 준비 중인 NACS(Next Air Combat System)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KF-21이 하늘의 '지휘관'이 되어 여러 무인기들을 이끄는 개념입니다.
유인 조종사가 후방에서 안전하게 작전을 지휘하는 동안, 무인기들이 위험한 전방 지역에서 정찰과 공격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2039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항공 선진국들도 추진 중인 '차세대 전투 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으로,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KF-21 SA,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전투기
세 번째 버전인 'KF-21 SA'는 수출을 위한 맞춤형 모델입니다.
현재 KAI는 말레이시아, 태국, UAE 등 여러 국가들과 KF-21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국가마다 원하는 기능과 무장이 다르기 때문에, KF-21 SA는 이런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플랫폼입니다.
중동 국가들은 극한의 더위와 사막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원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해양 감시 능력이 강화된 버전을 선호합니다.
KF-21 SA는 이런 다양한 작전 환경에 맞춰 조정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게 됩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KF-21의 공동개발국으로, IF-X라는 이름으로 거의 동일한 모델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버전에는 넓은 도서 지역을 커버하기 위한 보조 연료탱크 정도만 추가됩니다.
하지만 KF-21 SA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특히 수출형 모델에서는 각국이 선호하는 무장 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어떤 나라는 미국산 AMRAAM 미사일을, 또 다른 나라는 유럽산 미티어 미사일을 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F-21 SA는 이런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KF-21의 수출 가격이 대당 약 6,500만 달러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F-35가 1억 달러 이상, 라팔이 약 9,00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입니다.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KF-21은 중견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KF-21 EA, 전자전의 새로운 강자
KF-21의 또 다른 버전인 'KF-21 EA'는 전자전에 특화된 모델입니다.

전자전 항공기는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방해하거나 무력화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전투기입니다.
KF-21 EA는 KF-21 복좌형(2인승)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
2번째 좌석에는 조종사 대신 전자전 운용 장교가 탑승해 전자전 시스템을 운용합니다.
기체에는 다양한 전자전 포드와 안테나가 장착되며,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대레이더 미사일(ARM)도 탑재됩니다.
미국의 E/A-18G 그라울러와 유사한 개념의 이 전자전 항공기는 KF-21 전투기 편대가 적 영공으로 침투할 때 앞서서 적의 방공망을 제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한국 공군은 독자적인 방공망 제압 능력을 갖추게 되며, 북한과 같은 밀집된 방공망을 상대로도 효과적인 공중작전이 가능해집니다.
야심찬 계획, 하지만 현실적 도전도 많아
이처럼 화려한 KF-21의 발전 계획이 공개됐지만, 방산 전문가들은 냉정한 시각을 유지합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세 가지 버전 모두 아직 '기초연구' 단계에 있다고 평가합니다.
"세 가지 버전 모두 이제 막 개발 타당성에 대한 기초연구가 시작된 실정"이라며 "세부 설계 및 개발비용을 받아 본개발로 가기까지는 10여 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KF-21 EX와 같은 첨단 모델은 기본형 KF-21이 완전히 자리 잡은 후에야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새로운 플랫폼이 안정화된 후에 확장 모델을 개발하는 항공산업의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현재 방위사업청은 2026년부터 시작될 KF-21 기본형의 양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본형의 성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미래형 모델들은 충분한 예산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KF-21 개발 프로그램은 이미 8조 1,000억원이라는 거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추가 무장 시험까지 포함하면 총 8조 8,0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버전들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 모델의 개발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KF-21이 2026년부터 본격 양산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현재 KF-21은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지만,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는 다른 4.5세대 전투기들과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우리 전투기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높이려면 5세대급 성능을 갖춘 KF-21 EX의 개발을 조기에 시작해야 합니다."
KF-21의 미래,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새 지평
KF-21의 세 가지 버전으로의 발전 계획은 단순한 무기 체계의 개발을 넘어,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장기적 비전을 보여줍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한국은 헬리콥터 조립도 어려웠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초음속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단계까지 왔고, 앞으로는 5세대급 스텔스 전투기까지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KF-21 개발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KAI는 전투기의 설계와 제작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생산 및 유지보수를,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더와 항전 시스템을, LIG넥스원은 무장 통합 시스템과 미사일을 담당하는 등 국내 방산 생태계 전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단순히 KF-21의 성공을 넘어, 한국이 항공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일본에 이어 한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갖춘 6번째 국가로 인정받게 된 것은 이미 큰 성과입니다.
현재 서해 상공에서 미티어 미사일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KF-21 보라매. 이 전투기가 앞으로 KF-21 EA, EX, SA라는 세 가지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더 넓은 하늘을 지배할 날이 언젠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한국의 항공우주 기술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F-21이 2026년부터 본격 양산됩니다.
양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