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자 인사이트. 더비비드가 만난 성공한 사업가등의 인생 이야기 중 인사이트를 줄만한 얘기를 뽑아 소개합니다.
편의점 등 전국 1만여 매장의 운영 효율을 책임지는 플랫폼 '워키도키'를 개발한 하이어엑스는 벤처 생태계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현장 전문 스타트업이다. 6개 기관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프리 시리즈A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의 저력은 자영업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에서 나온다.
권민재 대표를 만났을 때 우선 인상 깊었던 것은 발명왕이라는 독특한 이력이다. 고등학생 때 대통령 우수 인재로 선정될 만큼 남달랐던 그의 창의성은 그의 관심이 단순히 신기한 물건을 만드는 취미에 머물지 않고, 타인의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창업의 밑거름이 되도록 했다.
직접 운영하던 식당에서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하면서도 주 6일 16시간씩 매달려야 했던 치열한 현장의 기록은 그를 다시 한번 발명가로 만들었다. 그는 사장과 직원의 크고 작은 갈등을 “누구의 잘못도 아닌 관점 차이에서 비롯한 충돌”로 정의했다. 사람 관리에서 오는 심리적 소모를 줄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길은 스스로 일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다. 잔소리 대신 디지털화된 체크리스트로도 매장이 돌아갈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워키도키를 통해 쌓인 데이터가 알바생들에게는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하는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장의 감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일한 기록이 다음 일터를 구하는 강력한 이력서가 되는 선순환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을 요구하는 대신 환경을 개선해 누구나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그의 시선은 단순한 매장 관리를 넘어 근로 문화의 혁신을 향해 있었다.
취재를 마치며 권 대표가 제시한 ‘더 높은 수준의 정답’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기술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스트레스는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따뜻한 시너지를 내는 것. 그것이 바로 하이어엑스가 그리는 골목 상권의 미래이자, 어른이 된 발명왕 소년이 세상에 내놓은 가장 가치 있는 발명품이 아닐까 싶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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