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질서 대격변… 선장 없는 한국, 골든타임 놓친다
4월 시행, 협상 기간 두 달 남아
반도체 보조금도 재협상 압박
트럼프, 푸틴 러 대통령과 밀착
자유진영 안보 틀까지 비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교역 상대국에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를 부과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공정한 무역을 위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만큼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2차 대전 이후 현행 다자(多者) 무역 체제가 구축된 지 약 7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라며 “세계 무역 체제가 극적으로 개편되고 있다”고 전했다.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트럼프 ‘2기’의 폭풍이 예상보다 거세게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적국·우방을 불문하고 관세 장벽을 올리며 글로벌 자유무역의 패러다임을 갈아치우는 동시에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권위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적나라하게 밀착하면서 안보의 틀까지 비틀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트럼프발(發) 지각 변동에 대응할 전략을 짜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지만, 탄핵 정국으로 정치 혼란이 극에 달한 한국은 제대로 대처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미국산 제품에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뿐 아니라 보조금·부가가치세·환율 등 비(非)관세 장벽을 4월 1일까지 두루 조사해 상호 관세에 대한 세부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별로 (관세 수준을) 다룰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수출 보조금 등을 명분으로 관세 인상 대상에 포함시킬 위험도 있다.
한국은 국가 수장이 사실상 없는 상태로 수출의 18%가 넘는 대미(對美) 수출 타격을 줄이기 위한 총력전을 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다음 달 12일로 시행일을 정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막을 방안, 향후 관세를 예고한 반도체와 자동차 관세 대응책도 찾아야 한다. 한국 경제가 극심한 정치 혼란 가운데 생존을 건 한 달 반가량의 ‘골든타임’에 맞닥뜨린 것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13일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기로 확정한 반도체 보조금도 재협상할 계획”이라고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재협상이 진행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는 비용 손실뿐 아니라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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