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농구취재노트] 에디다니엘 이어 김건하도 프로 직행?! 소년체전 이모저모

서호민 2025. 5. 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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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 간 경상남도 사천시 일대에서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가 열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언더독’ 삼일중의 우승, 수원제일중과 부산성남초의 짜릿한 역전 우승 등 숱한 볼 거리를 남겼다. 대회 도중 있었던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울산 현대모비스 1호 연고선수 김건하

▲울산 홈보이 무룡고 김건하, 프로 직행에 가까워지다

“확실한 건,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민 중이라는 것입니다.”

서울 SK 연고 선수 에디 다니엘(192cm,F.C)가 프로 직행을 선언한 가운데 울산 현대모비스 연고 선수 김건하(175cm,G)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사다. 다니엘의 프로행과 맞물려 김건하의 프로 직행과 관련된 소문도 돌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현장에 있는 다수의 지도자들과 현대모비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김건하 학부모와 현대모비스 측은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김건하는 이번 소년체전 때 울산 대표 화봉중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무룡고 선수단과 사천을 찾았다.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은 꿈이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동 나이대 가드 포지션에서 최고 재능으로 평가 받는 김건하는 현대모비스 유스 시절부터 양동근을 흉내내며 자란 울산 홈 보이다. 현대모비스의 구단 최초 연고지명 선수이기도 하다. 제2의 양동근을 꿈꿨던 그가 자신의 롤 모델로부터 코칭을 받으며 고향 팀에서 뛰는 그림, 현재로선 크게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프로 직행 여부는 7월까지 결정하면 된다.

▲“소년체전 우승이 대체 얼마만인지~”
이번 소년체전에는 꽤 오랜만에 우승을 하는 팀들이 많았다. 성불의 해로 불려도 무방할 듯 하다. 실제 남초부 우승 팀 부산성남초와 여중부 수원제일중은 1997년 제26회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삼일중의 우승도 이번 대회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빅이슈였다. 이번 우승으로 삼일중은 2017년 이후 8년 만에 소년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장에 있는 한 관계자는 남중부 준결승에서 삼일중이 ‘탑독’ 용산중을 무너뜨리는 걸 보고 “올해 아마농구 전체 경기 통틀어 가장 큰 이변”이라고 말할 정도. 그런가 하면 수원 남매 삼일중과 수원제일중은 동반 우승을 차지해 해당 학교는 물론 종합 우승을 달성한 경기도농구협회도 축제 분위기라는 후문이다.
▲또 하나의 달리는 빅맨 등장...삼일중 윤성민의 성장세 주목하라
삼일중이 8년 만에 전국 무대를 제패할 수 있었던 데는 빅맨 윤성민(197cm,C)의 공이 지대했다. 윤성민은 이번 대회 전 경기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골밑 존재감을 뽐냈다. 경남 대표 창원팔룡중과 8강전에선 ‘20-20’을 달성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왼손잡이에 기동력, 힘 등을 두루 갖춘 197센티 빅맨이다. 윤성민은 작년 초에 정식 농구를 시작했다. 정식 농구를 시작한 이후 얼마나 성장했을까. 김민구 삼일중 코치는 “구력이 짧다. 이해시키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시간이 걸렸다. 중간, 중간마다 고비들도 있었다”라며 “그래도 부딪히고 계속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다”라고 했다. 197센티 신장에 달릴 수 있다는 점은 윤성민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메리트다. 김민구 코치는 “왼손잡이에 힘, 스피드 등 분명 좋은 장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달릴 수 있는 장점이 가장 큰 것 같다”라고 했다. 지금 윤성민에게 중요한 것은 “뭐든지 열심히 하는, 궂은일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미래의 윤성민은 “하윤기같이 탄력도 좋고 슛 터치도 괜찮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지금 중고농구에는 장신 선수가 귀하다. 조금은 먼 얘기이지만 성장세를 쭉 이어나간다면 강지훈(연세대3), 위진석(연세대1)에 이어 삼일의 빅맨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장의 평가 역시 나쁘지 않다.

▲‘몽골 출신’ 상주중 칭저릭의 꿈 “이근휘처럼 멋진 프로 선수 되고 싶어요”

경북 대표 상주중은 우승에 실패했지만,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3학년 칭저릭(188cm,F)은 매 경기 꾸준한 득점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광주 대표 문화중과 4강전에선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41점(14리바운드 3점슛 3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이력은 흥미롭다. 팔룡중 히시계항가리드와 같이 몽골 출신이다. 칭저릭에 따르면, 몽골 프로 선수 출신인 아빠를 따라 초등학교 2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몽골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농구선수로서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말도 곧 잘한다.(*현재 국적은 몽골) 이병석 상주중 코치는 “정식 농구를 시작한지는 2년이 조금 넘었다. 매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며 “잘 받아들이려고 하고 안 좋은 습관도 버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건, 칭저릭의 성장판은 아직 열려 있다고. 이병석 상주중 코치는 “기본적으로 탄력, 스피드가 타고났고 슈팅 능력도 좋다. 슈팅 능력이 워낙 좋기에 사이즈만 더 크면 고등학교 가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칭저릭의 꿈은 이근휘(삼성)처럼 프로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칭저릭은 “이근휘 선수가 FA 대박이 나며 삼성으로 이적한 뉴스를 봤다. 나도 프로에 진출해 이근휘 선수처럼 활약하고 싶다”면서도 “롤 모델은 최준용(KCC) 선수다. 공수 양면에서 다재다능하고 슈팅 능력까지 돋보이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내년, 내후년 고교농구를 빛낼 별이 상주의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원제일중 전하연(좌)-온양동신초 김나희(중)-부산성남초 도진수(우)
▲아빠 따라 농구 시작했어요~
이번 소년체전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 농구인 2세는 아니지만 동호회 농구를 즐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농구공을 잡아 전문 선수로 꿈을 키우게 된 선수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 여중부, 여초부, 남초부에서 각각 우승을 맛본 수원제일중 2학년 전하연(173cm,F)과 온양동신초 6학년 김나희(153cm,G), 부산성남초 6학년 도진수(162cm,G)가 그 주인공이다. 전하연과 김나희는 이번 대회에서 수원제일중과 온양동신초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전하연의 아버지는 과거 길거리농구를 대표하던 빅맨 전상용 씨다. 전상용 씨는 동호회 강호 아울스 소속으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수준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김나희와 도진수의 아버지는 과거 부산 지역 동호회 농구판을 호령했던 김동현 씨와 도영채 씨다. 두 사람 모두 현재 농구교실을 운영, 꿈나무 양성에 힘쓰고 있다. 부산 지역 내에서 ‘열정남’으로 유명한 김동현 씨는 모션스포츠 소속으로 3x3 무대에서도 왕성히 활동 중이다.
▲'전태풍 아들' 삼일중 1학년 전태용
▲‘전태풍 아들’ 전태용, 정식농구 입문 “아빠처럼 화려한 드리블러 되고싶어요”
남중부 우승을 차지한 삼일중은 현재 등록된 선수 숫자만 2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늘어났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전태풍의 아들 전태용이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전태용은 최근 삼일중에 입학해 정식 농구를 시작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그러나 꿈은 크다. 그는 아빠처럼 화려한 드리블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전태용은 이름의 뜻을 묻자 “검을 태(兌)에 용 용(龍). 블랙 빅 드래곤이다”라고 밝혔다.
'청주 유기상'을 꿈꾸는 청주중앙초 6학년 박이찬
▲‘황금손’ 자랑한 청주중앙초 슈터 유망주 박이찬

박이찬(162cm,G)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초등농구는 올해부터 3점슛이 도입됐다. 이번 소년체전에서도 매 경기 3점슛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관계자들은 3점슛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청주중앙초 슈터 박이찬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 협회장기 대회에서 16개의 3점슛을 기록하며 슈터 기질을 뽐낸 박이찬은 이번 소년체전에서도 4경기에서 13개의 3점슛을 터트리는 등 그 기세를 이어갔다. 한 지도자는 “손목 스냅이 타고났다. 황금손을 갖췄다”고 극찬할 정도. 청주중앙초가 결승전에서 부산성남초에 역전패를 당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더라면, 아마 MVP 트로피에는 박이찬의 이름 석자가 새겨지지 않았을까. 비결은 따로 있었다. 박이찬은 매일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슛 모션을 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새벽부터 야간까지 매일 이어지는 훈련이 지금의 유기상(LG)을 만들었다. 노력과 재능이 더해진다면 박이찬은 머지 않아 '청주의 유기상'이 될 수도 있다.

 

▲중고농구 기록 세분화 확대 시행, 변화의 바람 불까?
대한민국농구협회와 한국중고농구연맹은 최근 '입시 제도 기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것이 ‘기록 세분화’다. 기록 세분화의 필요성과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와 중고농구연맹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공감대를 형성했고 유기적인 소통으로 예산 확보에 성공했다.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의 도움을 받아 '농구 체육 특기자 경기력 평가지표 기록구축 사업'을 최근에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중고농구 대회에서는 경기 기록지에는 야투·3점슛 성공률, 공격·수비 리바운드, 실책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이번 소년체전부터 중등부에 한해 야투·3점슛 성공률, 공격·수비 리바운드, 실책이 표기됐다. 다가올 6월 중고농구 주말리그부터 바뀐 기록 시스템이 공식 적용된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기록 세분화를 하는 데 있어서 중고농구연맹 최남식 사무국장의 공이 컸다고 했다. 최남식 국장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모든 대회의 기록세분화 도입으로 추가된 지표를 활용해 프로리그에서의 선수 공헌도 평가 정도도 가능하다. 이제 시작되는 제도라 당장 대학 입시에 반영 여부는 강제할 수 없으나, 학생 선수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경기력 향상에 노력을 더할 수 있는 기준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바뀐 기록 시스템을 당연히 반기는 입장이다. A팀 코치는 “선수를 평가하는 명확한 기준이 세워지게 됐다. 선수를 지도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서 수월한 면이 있다. 무엇보다 대학 입시를 고려했을 때,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며 “슛 시도 횟수와 성공률까지 기록지에 표기되기 때문에 이 선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농구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반겼다.

#사진_점프볼DB, 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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