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향과 쫄깃한 식감의 '율무'

여름 밥상에는 예부터 몸을 보하는 곡물이 올랐다.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라 속을 든든하게 채우는 음식을 즐겨 먹곤 했다. 그중에서도 율무는 평범한 곡물처럼 보이지만 한방에선 약재로 귀하게 여겨졌다. 물에 불리면 3배 가까이 부풀어 오르고, 밥과 차, 죽까지 두루 쓰인다.
율무는 논둑이나 밭둑 한쪽에서 키우던 옛 곡물로 이름은 낯설어도 밥상에 자주 올랐다. 하얀 알갱이는 고소한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입맛을 살린다.
속을 든든하게 하는 곡물 율무

율무는 한방에서 '의이인'이라 불리며 습기를 몰아내고 몸을 가볍게 한다고 전해진다. 땀을 많이 흘린 뒤 기운이 빠질 때 밥이나 죽에 넣어 먹으면 좋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해 속이 더부룩할 때도 율무차나 율무죽을 권했다. 또한, 단백질, 비타민 B군, 미네랄이 풍부해 여름철 다이어트나 더위로 소화 기능이 떨어졌을 때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한 끼가 된다.

율무는 물에 불리면 알갱이가 3배 이상 커진다. 밥을 지으면 밥알 사이사이 율무의 쫄깃함이 느껴지며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입안에 퍼진다. 국이나 찌개에 넣어도 구수한 맛이 더해진다.
전남, 전북, 충북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는 국산 율무는 알이 크고 윤기가 난다. 수입산보다 가격은 높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다. 율무는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며,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면 장기간 신선하다.
밥, 차, 죽 다 되는 율무 활용법

율무 밥은 쌀과 율무를 7대 3비율로 섞는다. 충분히 씻은 뒤 30분 이상 물에 불려 밥을 짓는다.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으로 지으면 율무 알이 고르게 익어 쫄깃하다. 밥알 사이사이 고소한 맛이 살아나 여름철 입맛을 돋운다.
율무죽은 부드럽고 소화가 잘된다. 율무를 삶아 믹서에 곱게 간 뒤 물을 부어 약불에서 저어가며 끓인다. 기호에 따라 소금이나 꿀을 약간 넣어 따뜻하게 먹으면 속이 편해진다.
율무차는 볶은 율무를 우려내면, 은은한 구수함이 느껴진다. 냉침해 냉장고에 두면 더운 날 시원하게 마시기 좋다. 볶은 율무는 오래 보관해도 향이 잘 변하지 않는다.
옛 문헌에도 기록된 귀한 곡물

율무는 소화가 잘되고 땀으로 빠진 기운을 보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예부터 보약 곡물로 여겨졌다. 옛사람들은 여름철 더위에 지쳤을 때 습기를 몰아내고 기운을 돌게 하는 율무 밥을 지어 먹었다.
밭에서 키운 율무는 손으로 탈곡해 알맹이만 골라 썼다. 정율무는 껍질을 벗긴 것이고, 통율무는 씨눈이 살아 있어 단단하다. 통율무는 죽이나 국에 오래 삶아 먹고, 정율무는 밥에 바로 넣을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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