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 앞세운 공관위원, 실상은 당권파 일색…과거 유사 사례 재조명에 진정성 논란도

1년 넘게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를 앞두고 꺼내든 ‘혁신’ 카드가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보여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행동들을 또 다시 되풀이하고 있다는 게 결정적 이유로 지목됐다. 과거에도 국민의힘은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여성·청년을 공천관리위원으로 내세웠지만 대부분의 공천권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50대 이상, 남성 등에게 부여됐는데 이번에도 여성·청년 공관위원 영입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돌려막기” “엘리트 우선주의” 국민의힘 ‘혁신 공천’ 포부에 여론 반응 싸늘
국민의힘 지도부는 19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구성을 완료했다. 공관위원은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비롯해 ▲정희용 부위원장(현 국민의힘 사무총장, 경북 고령·성주·칠곡 지역구 의원) ▲서지영 의원(부산 동래) ▲최수진 의원(비례) ▲윤용근 경기 성남·중원 당협위원장 ▲김보람 한국정책학회 이사(서경대학교 교수) ▲송서율 정책연구단체 Team.Fe 대표 ▲이하나 성균관대 겸임교수 ▲황수림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 ▲이동건 국민의힘 중앙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 등 총 10명이다.
이날 이 위원장은 SNS 통해 “세대교체, 시대교체, 정치교체를 혁신공천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30∼40대가 60%, 여성 비율은 60%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와 외부 인사를 각각 50%로 구성했고 현역 국회의원 참여는 당연직 사무총장을 포함해 3명으로 최소화했다”며 “인선에서 계파와 지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혁신공천을 함께할 수 있는지만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이번 국민의힘 공관위 구성 결과를 접한 여론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부정적 평가 쪽으로 기우는 모습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고질병으로 지적 받아 온 ‘내부 인사 돌려막기’ ‘엘리트 우선주의’ 등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국회 등에 따르면 이 위원장이 각각 50%라고 강조한 당 내·외부 인사 비율은 사실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일례로 송서율 대표는 과거 국민의힘 부대변인을 역임했고 이동건 위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당직을 맡고 있어 사실상 내부 인사나 다름없다. 이 위원장 역시 과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었으며 박근혜정권 시절엔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 당대표를 역임했을 정도로 위상이 탄탄했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공관위원 중 전·현직 국민의힘 의원 및 당직자 비율은 70%에 달한다. 그나마 외부 인사로 분류할 만한 인물들은 교수, 변호사 등 소위 말하는 ‘엘리트’ 인사들이다.
여성·청년 앞세운 혁신 시도에 진정성 논란 역풍…“대구에 30대 공천하면 믿겠다”
청년, 여성을 앞세운 ‘혁신정치’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과거에도 혁신정치를 위한 방법론으로 청년·여성을 얼굴로 내세우는 전략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말로는 청년·여성 정치를 외치면서 실제 행동과 결정은 전혀 딴판이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에도 역시 보여주기 식의 혁신으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는 반응도 등장하고 있다.

대학생 양윤진 씨(22·여·가명)는 “국민의힘에서 청년·여성 몇몇을 앞세워 혁신을 시도한다고 한 게 한 두 번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과 광역단체장 대부분 50대 이상 남성들인데 어떻게 또 믿으라는 소린가”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김수용 씨(37·남)는 “정치권에서 선거만 다가오면 청년·여성 외치는데 그 말이 진심이라면 공천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에서 텃밭인 대구·경북이나 강남 지역에 30대 청년을 지자체장 후보로 공천하면 혁신의 진정성을 믿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권과 대구·경북(TK) 등에 공천된 인사들의 평균 나이는 59.6세에 달한다. 또 현재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11명 중 60세 이하인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가장 나이가 어린 이장우 대장시장조차 1965년생으로 올해 나이 61세다. 여성 역시 전무하다. 이들 광역단체장이 공천 받을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전체 공관위원 중 절반 가까이를 여성과 청년으로 채웠었다.
여론 일각에선 과거의 공천 결과 외에 혁신과 여성·청년을 한 데 묶은 인식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조예슬 씨(32·여·가명)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여성·청년 배려하는 것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쓰나”라며 “당연한 걸 마치 특별한 것처럼 여기는 생각 자체가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전과 달라진 것 없는 혁신은 스스로 노회한 정당이라고 시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국민 수준이 크게 높아진 요즘 같은 시대엔 과거와 비슷한 혁신 방식으론 국민, 즉 유권자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과거에는 청년이나 여성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만으로도 혁신 이미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유권자들이 훨씬 정교하게 정당의 구조와 결과를 평가한다”며 “보여주기식 변화와 실질적 권력 재편을 구분하는 수준에 도달한 만큼 상징적 인선만으로는 오히려 진정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임현범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명단은?
A.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비롯해 ▲정희용 부위원장(현 국민의힘 사무총장, 경북 고령·성주·칠곡 지역구 의원) ▲서지영 의원(부산 동래) ▲최수진 의원(비례) ▲윤용근 경기 성남·중원 당협위원장 ▲김보람 한국정책학회 이사(서경대학교 교수) ▲송서율 정책연구단체 Team.Fe 대표 ▲이하나 성균관대 겸임교수 ▲황수림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 ▲이동건 국민의힘 중앙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 등 총 10명이다.
Q2. 국민의힘의 혁신 시도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A. 번 국민의힘 공관위 구성 결과를 접한 여론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부정적 평가 쪽으로 기우는 모습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고질병으로 지적 받아 온 ‘내부 인사 돌려막기’ ‘엘리트 우선주의’ 등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 청년, 여성을 앞세운 ‘혁신정치’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Q3. 현재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성별 구성 및 연령대는?
A. 현재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11명 중 60세 이하인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가장 나이가 어린 이장우 대장시장조차 1965년생으로 올해 나이 61세다. 여성 역시 전무하다. 이들 광역단체장이 공천 받을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전체 공관위원 중 절반 가까이를 여성과 청년으로 채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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