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황제관람' KTV 인사, 전용기 타고 김건희 미국 방문도 동행
[2024 국정감사] 최재혁 KTV 방송기획관 서울공항서 전용기 탑승…"돌발일정·방송해프닝 대응" 위해 동행?
최재혁, 청와대 '김건희 황제관람' 뒤 용산행…이기헌 "'황제관람' 이은 '황제출장' 납득 어려워"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KTV국민방송(한국정책방송원)이 청와대에서 진행한 이른바 '김건희 황제관람'을 준비·기획했던 최재혁 전 KTV 방송기획관(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미국 국빈 방문 때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통상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전용기에 탑승하는데 KTV 출입기자들과 함께 해당 직원까지 탑승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규정이 없어 관련 경비는 별도 사후정산 한 것으로 나타나 '황제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항공과 KTV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은 지난해 4월24일 성남 서울공항(SSN)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ADW), 미국 보스턴 공항(BOS)을 거쳐 다시 서울공항(SSN)으로 오는 미국 일정에 동행했다. 서울공항은 윤 대통령 부부가 타는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해 4월24일부터 5박7일간 미국에 다녀왔다.
이 의원실과 KTV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기 KTV 출입기자 TO는 2명인데 대통령실 출입기자 2명과 함께 최재혁 방송기획관이 함께 탑승해 미국 일정에 동행했다. KTV는 최 기획관의 '출장 목적'을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단에 참여해 대통령 해외 정상외교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국정홍보 개선과제 발굴 및 보다 효율적인 국정홍보를 위한 방안 모색”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요청으로 최 기획관의 경비는 별도로 사후에 정산했다. KTV 측은 이 의원에게 “대통령실·외교부 요청에 따라 출장계획·소요금액 등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방송기획관 여비(항공운임, 숙박비 및 그 외 추가비용)는 외교부와 협의한 결과, 사전에 비용 확정·인보이스 발급이 어려움에 따라 사후 실비정산 방식으로 처리”라고 답했다.
왜 최 기획관의 경비만 따로 사후정산했는지 묻자 KTV 측은 “순방 시 순방 취재기자단에 대한 취재경비 안내에는 펜기자, 영상기자 경비 관련 내용만 포함돼 있었다”고 답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경우 관련 규정이 없어 별도로 정산했다는 답변이다. 경비는 KTV 예산을 사용했다.
최 기획관은 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미국 방문에 따라갔을까. 출장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보면 '출장목적'으로 “방송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정책홍보 기관으로서 KTV의 역할과 기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해 국가적 이벤트를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활용하는 방안을 현장에서 직접 수행·관리하고자 했다”고 했다.
'출장내용'으로는 “재미동포 환영회, MPA 토론회 겸 환영회, 케네디 스쿨 강연 등 국빈 방문의 전 과정 참관해 현장 방송 취재”와 “숙소 등 비공식적 방송 동선 조사 및 관리, 돌발 일정 중 취재진 출현시 방송 동선 조사 및 대응, 해외 방문 시 발생 가능성이 높은 방송 해프닝 사례 연구 등 비공식 일정에 참관해 방송 동선 조사 및 관리”라고 했다. 공식 일정 외에 '돌발 일정', '방송 해프닝' 등을 대응·관리하기 위해 동행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출장보고서는 부실했다. 보고서는 1장이었고, 특히 실질적인 결과보고는 달랑 2줄이었다. 해당 출장에 대한 '시사점'으로 “국빈 방문에서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 필요”와 “방문국의 접대 방식에 대한 사전 정보 입수 중요”라고만 적었다.
최 기획관은 지난해 10월31일 KTV가 청와대에서 김 여사가 참석한 국악 공연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사이기도 하다. KTV 측은 처음에는 '무관중 공연'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여사 참석 사실이 드러나자 갑자기 행사 중간에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사 준비 관련해 'VIP행사'이며 참석자가 '대통령 내외(부부)'라고 적힌 KTV 내부 문건 등이 발견되면서 김 여사를 위한 '황제관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MBC 사장 출신인 최 기획관은 해당 공연 다음달인 지난해 11월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기헌 의원은 14일 미디어오늘에 “용산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출입기자도 아닌 KTV 직원을 공군1호기 TO 규정까지 어겨가며 대통령 부부와 함께 태워간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재혁 전 방송기획관은 부적절한 순방 동행으로 혈세를 쓰고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한 장짜리 결과보고서를 내는 등 '황제출장'이나 다름없다”며 “김건희 여사의 '황제관람'에 이은 최 전 기획관의 '황제출장'에 대해 납득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KTV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KTV 소속 공무원의 국외 출장은 국가공무원의 복무 규정과 공무원 여비규정, 문체부 공무 국외 출장 규정(훈령)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최 전 기획관은 해당 규정을 준수했기에 일각에서 주장하는 소위 '황제출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최 전 기획관도 '황제출장'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전 기획관은 이날 KTV를 통해 “지난해 4월 당시 하종대 KTV 원장의 지시를 받아 순방에 동행했다”며 “순방 성과 홍보 강화와 영상제작 및 중계 업무 관련 지원, 개선과제 발굴이 목적이어서 공항 출발부터 순방과정, 공항 도착까지 모두 참관할 수 있도록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취재·영상기자와 동일하게 이코노미석에 앉아 순방에 동행했으며 직접 카메라를 들고 테스트 촬영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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