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는 안 피고 벚꽃이 활짝…역대급 더위 여파?
[앵커]
오늘은 절기상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인데요.
가을에 만개하는 억새는 주춤하고, 봄에 피는 벚꽃은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연분홍빛 꽃잎이 하늘거립니다.
봄에 피는 '산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겁니다.
또 다른 길목에도 벚나무마다 군데군데 꽃이 피었습니다.
개화 시기가 아닌데도 꽃이 피는 '불시 개화' 현상입니다.
[송순임/전남 함평군 방우동마을 : "(벚꽃 보니) 좋지.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나봐. 벚꽃이 이제 피는 거 보면."]
반면 가을에 만개하는 꽃 소식은 더디기만 합니다.
영산강변을 따라 군락을 이룬 물억새밭.
이맘때면 촘촘하게 피어나는 잔털이 덜 부풀었습니다.
억새축제를 준비해 온 자치단체는 올해 축제 시기를 지난해보다 2주 정도 늦췄습니다.
[김성환/광주광역시 서구청 문화예술과 : "개화 상태가 작년 대비 80% 정도로 생각됩니다. 지금 축제가 앞으로 일주일 밖에 안남긴 했는데 그때까지 잘 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올 여름 역대급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 변화가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임은영/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 : "지속적인 장마라든가 폭염이라든가 이런 것들로 인해서 식물의 주기적인 리듬이 깨뜨려져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봄 벚꽃과 가을 억새가 교차하는 상황, 기후 변화 속에 계절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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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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