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되는 거 맞죠?"… 민원 서류 발급 대란은 면해 [행정전산망 사흘 만에 정상화]
전문가 “정부 설명 불충분” 의구심
“복구 지연 데이터 지도 부재 탓” 지적
일부 행정복지센터 민원 몰려 혼잡
대부분 온라인 익숙지 않은 어르신
“평소처럼 번호표 뽑고 서류 발급돼”
“오늘은 서류 발급되는 거 맞죠?”
“정상 발급 됩니다” 장애가 발생했던 행정전산망이 복구돼 행정안전부가 전국 주민센터에서 민원 서류 발급 서비스를 재가동한다고 알린 2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창구에 민원 서류 정상 발급 안내문이 부착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
◆명확한 원인 아직까지 몰라
김형중 호서대 디지털금융학과 석좌교수도 “L4 스위치만의 문제였다면 1~2시간이면 해결됐을 텐데, 이렇게 오래 걸렸겠나”라며 “네트워크에는 L4 스위치, L2 스위치를 비롯한 여러 장비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정부가 또 인증 서버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충돌했을 수도 있고,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단순 장애가 아니고 복합 장애라고 보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평일에 진행한 탓에 문제가 어디서 생겼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원인을 파악하고 복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쉽게 말해 ‘데이터 지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국가 데이터 지도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바로 ‘여기서 막혔으니 고치라’고 하면 되는데 어디서 막혔는지도 파악하기 힘든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복구에 투입된 인력이 역으로 데이터 지도를 만들어낸 건데, 이렇게 땜질식으로 대응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또 문제가 터질 수 있다”며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 대다수 행정관청에선 우려했던 것보다 민원인이 몰리지는 않았지만, 일부 행정복지센터 등에선 혼잡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인천 남동구청 1층 민원창구에는 행정 서류를 떼려는 구민이 평소와 비슷한 10여명이었다. 대부분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었다. 무인 발급기도 정상 운영 중이었다. 연수구청의 상황도 비슷했다.
대전 둔산1동행정복지센터에는 지난 주 금요일 오전에 업무용 서류를 떼러 왔다가 허탕을 쳤다는 한 신용정보회사 직원 김모(60)씨를 비롯한 민원인 20여명이 북적였다. 개명허가 신청을 하러 왔다는 한 60대 여성은 “급한 일은 아니지만 지난 주에 서류 처리를 하러 왔다가 못해서 오늘 부랴부랴 왔다”며 “2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사태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경기 성남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최모(54)씨는 “은행에 제출할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러 왔는데, 평소처럼 번호표를 뽑고 대기 없이 10분 안에 서류가 나왔다”며 “당장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언제든 또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여권 갱신을 위해 성남시청 민원실을 찾은 강모(48)씨는 “연말에 가족여행을 가려고 준비 중인데 이번 일로 발급 순서가 밀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김주영·이규희 기자, 영주·인천·대전·성남=배소영·강승훈·강은선·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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