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5%p 금리인하 두고 양분” FOMC 의사록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0.5%p 인하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금리 인하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인하 폭을 두고는 0.25%p가 아닌 0.5%p 인하에 거부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반대 1표가 넘는 일부 위원들의 반대가 있었다는 뜻이다.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하강 속에 노동 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0.5%p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에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당시 FOMC 표결권을 갖고 있던 12명 위원 가운데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반대표를 던졌다. 보먼 이사는 0.25% p 인하를 주장했다.
보먼을 포함한 일부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할 것이고, 노동 시장 역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면서 0.25%p 인하가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노동 시장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과감하게 금리를 0.5%p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를 0.5%p 인하, 빅컷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후 논의 과정에서 세를 불려 결국 보먼 이사 1명을 제외한 11명이 빅컷에 찬성했다.
FOMC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만장일치가 아닌 결론에 도달한 것은 2005년 이후 19년 만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0.25%p 인하를 주장한 것이 보먼 만이 아니다.
표결권이 없는 다른 FOMC 위원들 가운데 일부도 빅컷을 반대했다.
CNBC에 따르면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들이 이번 회의에서는 0.25%p 인하를 선호한다고 밝혔고, 일부는 0.25%p 인하를 지지하려 했지만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여러 참석자들은 0.25%p 인하가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에 부합한다면서 통화정책 효과를 평가할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의사록은 이어 “이들 참석자들은 아울러 0.25%p 인하가 정책 정상화 여정을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의사록은 그러나 “참석자 절대다수는” 빅컷을 선호했다면서 이들은 인플레이션 안정 속에 정책 무게 중심을 고용 안정에 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후 고용지표들은 미 노동시장이 지난달 금리 인하 결정 당시에 비해 실제로는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줬다.
4일 발표된 9월 고용동향에서는 실업률이 4.2%에서 4.1%로 떨어지고, 신규 취업자 수는 시장 전망을 10만명 넘게 웃돈 25만4000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만약 9월 고용동향이 FOMC 회의 전에 발표됐다면 0.5%p 인하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로 고용 지표가 좋았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지나치게 과감하게 움직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연준이 당시 점도표에서 올해 추가로 0.5%p 인하를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한동안 다음 달 0.5%p 추가 인하, 그리고 12월 0.25%p 인하 등 모두 0.75%p 인하를 기대해왔다.
그렇지만 9월 고용동향 발표 뒤 0.5%p 인하 기대는 사라지고, 이제는 11월 0.25%p 인하, 또는 동결 전망이 나오고 있다.
0.5%p 인하 반대 목소리가 표결로 나타난 것보다 많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금리 동결 전망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한편 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날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지난 4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만에 다시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나스닥도 0.5% 넘게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속에 상승했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26%p 뛴 4.061%로 올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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