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DCM] 비수기 들어선 5월 회사채 시장…기준금리에 '촉각' [넘버스]

/사진=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의 올해 5월 회사채 발행 규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3조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북새통을 이뤘던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며, 연초 이후 비수기 진입을 실감케 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회사채 시장의 관망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일 기준 지난달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는 총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7%(4890억원) 늘었다. 이는 청약일이 올해 5월 중이었던 일반 회사채를 비롯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까지 집계한 실적이다. 자산유동화증권과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도 여전했지만, 투자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서 발행 규모가 커졌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의 최초 모집액은 1조9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4% 증가했다. 이에 대한 수요예측 규모는 9조4580억원으로 33.2%나 늘었다.

신용등급에 따른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AA- 이상인 우량채 발행은 2조4200억원으로 30.2% 증가했다. 반면 신용등급 A+ 이하인 비우량채는 6800억원으로 9.7% 줄었다.

이에 따라 공모 경쟁률은 한층 높아졌다. 공급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극적이었던 만큼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했다. 지난달 기업들의 최초 발행 희망액 대비 수요예측에 따른 일반 회사채 경쟁률은 평균 4.94대1로, 지난해 같은 달 기록인 4.06대1보다 높아졌다.

다만 전달에 비하면 회사채를 둘러싼 열기는 많이 잦아든 편이다. 청약일 기준 올해 4월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는 총 9조3830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하면 지난 5월 발행량은 67.0% 급감한 수준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그 시기가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결국 연초 성수기를 지나 당분간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지난 4월 회사채 시장의 활황은 평소와 사뭇 다른 모습이란 평이 많았다. 기업들이 통상 1분기 중에 그해 필요한 자금 조달을 마치는 경우가 많아, 봄으로 접어들며 회사채 수요도 축소되는 추이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점치는 목소리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태도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시장 금리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급하게 회사채 발행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팽배했다.

지난달 2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금통위를 이틀 앞둔 같은 달 2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 중 69%는 한은의 올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응답률은 12%였던 전달 조사 대비 크게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다. 이에 대해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을 통해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회사채 발행 시점을 지연시키는 양상"이라며 "금리 인하 시 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선제적인 발행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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