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농산물 가격 끌어올린다…농식품부 "수급불안 줄이고 할인"

수박·멜론·쪽파 당분간 공급 감소…정부, 가격 안정에 총력
"시설재배 농작물·여름배추·무, 집중호우 직접 피해 없어"

지난 16일 이후 쏟아져 내린 집중호우로 충남·전남·경남에서 축구장 4만개 넓이 농작물 재배지가 침수됐다. 이에 따라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에 이어 폭우 피해까지 입은 수박 참외 시금치 등의 가격이 이미 지난해보다 최대 50%쯤 올랐다.

21일 농식품부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벼 등 농작물 2만8491㏊(헥타르·1㏊는 1만㎡)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침수 피해가 큰 작물은 벼(2만5065㏊)와 논콩(2050㏊)이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한다. 논콩의 경우 한번 침수되면 생육이 급격히 악화하기 때문에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수해 입은 멜론밭. / 연합뉴스

또 고추(227㏊), 멜론(140㏊), 수박(133㏊), 딸기(110㏊), 쪽파(96㏊), 대파(83㏊) 등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가축의 경우 닭 142만9000마리, 오리 13만9000마리, 돼지 855마리, 소 678마리 등 총 157만마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상 유래가 드문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한 직후 폭우 피해까지 발생함면서 일부 농산물 가격은 이미 고공행진 중이다.

수박은 지난 15일부터 한 통 평균 소매 가격이 3만원을 웃돌고 있다. 전날 기준 3만866원으로 작년보다 50%쯤 비싸다. 참외 10개 가격은 1만6856원으로 1년 전보다 20.0% 올랐다.

배추 1개 가격은 한 달 전보다 43.2% 오르면서 5000원에 육박했다. 다만 이는 1년 전보다는 2.5% 상승한 가격이다. 시금치 100g당 가격은 1982원으로 작년보다 31% 올랐다.

농식품부는 침수피해 발생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수박과 멜론, 쪽파 등의 경우 공급 감소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수급을 안정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로 폐사한 닭. / 연합뉴스

특히 농식품부는 가격이 상승한 품목에 대해서는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여와 담양·곡성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는 수박과 멜론의 경우 침수 피해와 제철 과일 수요가 겹치면서 당분간 작년이나 평년보다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모종 단계에서 피해를 본 딸기는 9월 정식(아주심기)에 대비해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모종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충남 예산·아산 등지가 주산지인 쪽파는 침수 지역의 물이 빠지면 수확할 수 있지만, 작업 여건이 나빠져 당분간 공급량 감소가 예상된다.

김장용 쪽파의 경우 아직 파종이 이뤄지지 않아 김장철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현재 침수 피해 지역은 필요하면 지방자치단체·농협과 재파종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가 많은 오이, 애호박, 청양고추, 토마토 등은 이번 집중호우의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들 작물의 경우 8월에는 주로 강원도에서 출하가 이뤄지는데 강원 지역은 비 피해가 작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평창, 강릉, 태백 등 강원 지역이 주산지인 여름배추와 무는 이번 비로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우가 강우가 장기화하면 모종·종자가 유실되거나 병해충이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예비묘 300만주와 병해충 방제 약제와 영양제를 공급해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다.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주요 과일류의 경우 일부 과수원이 침수됐다. 하지만 생육에 큰 지장이 없고, 전반적으로 피해 규모도 크지 않아 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됐다.

다만, 농식품부는 탄저병 등 병해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약제와 현장 기술지원 등 생육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