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광고비로 단골 확보했는데, 배달 1㎞ 제한…배달앱 요금제 또 논란

이주빈 기자 2026. 4. 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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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참여연대 등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즉각 도입하라”
쿠팡이츠 유튜브 갈무리

점주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범한 상생 협의체가 배달 앱 플랫폼의 비협조적 태도로 인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빠졌다. 배달 앱 쪽은 수수료를 낮춘 신규 요금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다수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을 늘리거나 영업권을 제한하는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갈등의 핵심은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제안한 ‘라이트 요금제’다. 이 요금제는 중개 수수료를 5%대로 낮추고 배달비를 2000원대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신 현재 4㎞인 배달 반경을 ‘1㎞’로 제한하는 조건이다. 만약 점주가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1㎞ 요금제를 선택하면 배달 영업이 가능한 면적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 의장은 28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 본사 앞에서 열린 규탄 기자회견에서 “업주들이 기존 반경 4㎞ 영업권을 기준으로 수년 간 광고비를 투자해 단골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갑자기 1㎞로 영업 거리를 제한할 경우 영업 면적과 매출이 16분의 1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1㎞ 요금제 신설과 함께 개편된 요금제도 논란이다. 기존에는 점주의 매출 규모에 따라 중개수수료율·배달비가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배달 앱이 가져온 상생안은 이를 매출 상위 70%를 기준으로 크게 두 구간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2~3구간에 속해 6.8%의 수수료를 내던 업주들은 1㎞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는 한 수수료가 오히려 7.8%로 오르게 된다. 배달비 역시 기존 2900~3100원에서 3400원으로 인상된다.

배달 앱 쪽의 태도 변화도 협의 공전의 주요 원인이다. 을지로위원회와 입점단체는 배민이 전쟁 여파 등으로 힘든 소상공인을 위해 전 구간 수수료 1%포인트 한시적 인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가 이후 ‘현물 지원’(식자재비나 포장재 무상 기부 등)으로 말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반면 배민 관계자는 “처음부터 수수료 인하에 ‘준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플랫폼 기업들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이어지면서 지난 27일로 예정됐던 2차 회의는 취소됐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 앱 쪽이 진전된 방안을 가져오지 않는 한 추가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참여연대·전국가맹점주협의회·공플협·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의가 무산된다면, 공정위는 배달 앱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를 즉각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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