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선 천연 항암제라는데" 한국인만 흙 묻었다며 털어버렸던 암세포 뿌리 뽑는 이 줄기채소

마트 한쪽 구석에 조용히 놓여 있는 아스파라거스.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다"며 지나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아스파라거스 제철(4~5월)이 되면 전국이 들썩일 만큼 귀하게 여기는 식재료입니다. 수백 년 전부터 유럽 민간의학에서 '해독과 항암의 채소'로 불려온 아스파라거스가, 이제 현대 종양학 연구로도 그 효능이 하나씩 입증되고 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가 특별한 이유는 줄기 아래쪽, 한국인들이 흔히 질기다며 잘라버리는 바로 그 밑동 부분에 있습니다. 이 부위에는 루틴(rutin), 아스파라긴, 사포닌, 글루타치온이 집중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그중 글루타치온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최강의 항산화 물질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간의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식품 중 글루타치온 함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아스파라거스입니다.

독일은 왜 아스파라거스를 천연 항암제라 부를까요

독일에서는 아스파라거스 밑동을 달여 만든 차를 신장 해독과 항염 목적으로 음용하는 오랜 전통이 있습니다. 유럽 약초 전문가들은 아스파라거스 추출물이 암세포의 자살 신호, 즉 아포토시스를 유도한다는 연구를 근거로 이를 식이 보조제로 권장해 왔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같은 밑동이 질기다는 이유로 대부분 잘려 버립니다. 글루타치온과 사포닌이 가장 풍부한 부위를 아무렇지 않게 버려온 셈입니다. 껍질 벗기는 필러로 겉만 살짝 제거하면 식감도 부드럽고 유효 성분을 온전히 섭취하실 수 있습니다.

2020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스파라거스에 함유된 사포닌 계열 물질이 대장암과 유방암 세포주에서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루틴은 혈관을 강화하고 혈전 형성을 막아 암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아스파라거스 자체가 항암 치료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단으로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화학적 예방(chemoprevention)'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대로 먹어야 효과가 납니다: 조리법이 핵심

아스파라거스의 글루타치온과 루틴은 수용성 성분이라 너무 오래 삶으면 물속으로 빠져나갑니다. 가장 좋은 조리법은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센 불에 1~2분 빠르게 볶거나, 찜기에 3분 이내로 쪄서 드시는 것입니다. 삶을 경우에는 물이 끓고 나서 1분 이내로 데친 후 바로 찬물에 헹궈 주세요. 밑동은 버리지 마시고, 껍질 벗기는 필러로 겉만 살짝 제거한 뒤 함께 조리하시면 영양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중간 크기 줄기 기준 5~7대(약 100g)입니다. 신장 결석이 있으신 분은 아스파라거스의 퓨린 성분이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며, 이뇨 효과가 있어 혈압약을 드시는 분은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철인 지금 이 시기, 마트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지나치지 마세요. 유럽이 수백 년을 귀하게 여겨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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